랩온어칩 특허 출원 어려워

 바이오와 정밀기계·반도체·화학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돼 만들어지는 랩온어칩 개발기업들이 특허출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랩온어칩을 개발한 바이오벤처기업들은 여러 가지 기술이 융합되는 랩온어칩의 국내 특허출원 선례를 찾기 힘들고 캘리퍼와 애피매트릭스 등 세계 유수기업이 공정기술이나 바이오멤스 디바이스 분야에 광범위한 특허를 획득해 해외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고유한 특허출원 범위를 정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들은 또 랩온어칩에 융합된 기술 부분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해 특허를 출원해야 향후 국제특허 분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랩온어칩과 관련된 전문변리사나 특허심사위원이 부족해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든 점도 특허출원을 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바이오벤처기업의 사장은 “랩온어칩은 공정기술이나 디바이스 분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야 하는데 복합적인 기술을 심사할 인력이 부족하다”며 “특허청에 관련 인력을 확충해 국내 바이오업계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바이오벤처기업 연구소장은 “사노프와 캘리퍼·애피매트릭스·아클라바이오사이언스 등 선진국의 바이오기업이 랩온어칩 특허의 89%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특허 범위를 벗어나는 원천적인 특허 범위를 정하는 것이 힘들다”며 “랩온어칩 상품화 후 발생할지 모르는 특허 분쟁에 대비해 특허 범위를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청 유전공학담당 심사관은 “랩온어칩은 공정기술보다 디바이스 분야에 대한 특허가 93%를 차지하므로 국내 기업들이 공정기술에 대한 특허를 획득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첨단 바이오제품 심사를 위해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랩온어칩은 실리콘이나 유리·폴리머 등에 반도체의 미세전자기계기술(멤스)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유체제어·DNA칩 고정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복합된 제품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