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월드컵이 끝난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 월드컵에 대한 얘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얘기서부터 월드컵 경제효과에 대한 논의까지 월드컵은 사람들간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화제다. 월드컵에 관한 얘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른바 히딩크 방법론이다. 축구계는 물론 재계,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발명진흥회(회장 박광태 http://www.kipa.org)가 매달 발행하는 회지 ‘발명특허’에서 ‘히딩크에게서 배우는 발명기법’이란 글을 소개한다.
발명의 기초 체력을 키우자.
히딩크 감독의 성과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 ‘파워프로그램’이다. 그동안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는 ‘체력은 좋은데 기술이 부족하다’였다. 하지만 히딩크는 오히려 ‘한국 축구의 기술은 선진 수준에 올라와 있지만 체력이 떨어진다’며 체력 훈련에 매달렸다.
그리고 그 훈련은 유럽 강호들을 만나 연장접전까지 가면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기를 가졌더라도 90분을 쉴 새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인 것이다.
발명가에게 체력은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창의력이고 상상력이다. 상상력이라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며 1, 2년 머리를 쥐어짜도 발명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이를 알면서도 사람들은 이 기초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
훌륭한 발명가의 대열에 올라서려면 연장전까지 뛸 수 있는 한국 축구선수들처럼 쉴새없이 아이디어를 풀어놓을 수 있는 창의적인 상상가가 돼야 한다. 수많은 슛 가운데 하나가 골키퍼를 제치고 골인되듯, 수많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발명이 되는 것이다.
순수함으로 다가가자.
한국팀이 월드컵에서 예측을 넘어서며 승승장구를 달리자 언론은 선수들과 감독이 받을 사상 초유의 돈다발을 계산하기에 바빴다. 고생하고 승리를 쟁취한 만큼 금전적인 보상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이겨서 돈을 벌어야지’하고 시합에 나선 선수는 없을 것이다.
발명도 마찬가지다. 발명에 성공하면 큰 부자가 될 수도 있다. 소위 말하는 떼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발명의 목적이 돈에 있어서는 안된다. 돈에 목적을 두고 발명에 접근한다면 이미 승리할 수 없는 경주를 하는 것이다. ‘나의 발명과 연구가 인류사회에 도움이 되고 불편한 이들에게 편리함을 주는구나’하는 순수한 열정으로 시작할 때 그 발명은 성공의 가치가 있다.
과감하게 끊어내자.
오랫동안 내려오던 관습이 있다면 과감하게 끊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 아픔이 없다면 어디서도 승리를 쟁취하기 힘들다. 히딩크는 48년 동안 얽매여 있던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벗어던졌다.
그것은 곧 창의력의 시작이고 발명의 신호탄이다. 우리에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고정관념을 히딩크처럼 과감하게 끊어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1승을 목말라하며 애타게 우물을 찾고 있을 것이다.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영역이라는 이유로, 미국도 일본도 시도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이유로 주저하지 말자. 오래된 습관을 버리면 버릴수록 성공은 가까워질 것이다.
<이태훈 패턴트인포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