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리더>안병균 하나로드림 대표

 “이제 포털사업도 아이디어만이 아닌 규모의 승부처가 될 겁니다. 망을 갖추고 유료가입자까지 확보한 통신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 시장판도는 확실히 달라질 겁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알겠지만 규모의 경제논리가 반드시 적용되리라고 봅니다.”

 지난 8일 드림엑스닷넷과 하나넷을 통합한 거대 포털 하나포스닷컴(http://www.hanafos.com)을 선보인 하나로드림의 안병균 대표(40). 지난 4월 통합법인 출범 이래 3개월 동안 사이트 통합작업을 벌이느라 숨가쁜 나날을 보냈다. 하나로드림의 대표이사 상무로서 하나포스닷컴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신윤식 회장의 두터운 신임 아래 대표자리를 맡은 그의 취임 일성은 정확히 기존 종합포털사업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망사업자가 유료 이용자들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면 포털업계의 터줏대감도 무사하지 만은 않을 것이란 경고다.

 하나포스닷컴은 하나로통신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하나포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포털서비스다. 270만 유료가입자를 포함해 하나넷과 드림엑스닷넷 회원수를 합치면 중복가입자를 빼고도 자그마치 1300만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수로만 봤을 때는 국내 최대의 포털인 셈이다. 하지만 포털서비스의 경쟁력이 더이상 회원수에만 의존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안 상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포털이 회원수에 허수가 많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깁니다. 무료 서비스만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할 의사는 전혀 없는, 언제 다른 곳으로 옮겨갈지 모르는 메뚜기 이용자도 수두룩하지요. 하나포스닷컴은 확실한 유료가입자 270만명에게 초점을 맞출 겁니다. 오직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만 하겠다는 얘깁니다.”

 그가 이런 얘기를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 때문이다. 안병균 대표는 지난 85년 데이콤에 입사해 PC통신 천리안을 담당하다 98년 하나로통신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나로통신이 지난 2000년 5월 오픈한 인터넷데이터센터 ‘엔진’의 초석을 다진 사람이 바로 그다. 콘텐츠 사업과 네트워크 사업의 알파부터 오메가를 모두 꿰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하나넷을 운영하면서 브로드밴드 가입자에게 최고의 콘텐츠는 동영상이라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됐다고.

 “하나로통신의 초고속망은 전화국에서 가정까지 광파이버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구리선 환경에 비해 매우 안정적입니다.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기에 적합한 환경이지요. 더구나 유료가입자들은 좋은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는 고객들입니다.”

 하나로드림은 앞으로 최고의 동영상콘텐츠를 얻기 위해 직접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수발굴과 음반제작에도 뛰어들 계획을 세워놓았다. 올 매출목표 390억원 중 대부분의 매출이 콘텐츠에서 얻어질 것이라고.

 “기존 망사업자들은 훌륭한 사업적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조직이 방대한 탓에 의사결정이 늦어 네티즌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나로드림은 인원이 80여명에 불과한 단출한 조직입니다. 속도전에서도 자신있습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