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핸드스프링 등이 연내 무선기능을 지원하는 팜 운용체계(OS) 기반 무선PDA를 출시키로 하면서 그간 내수시장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여온 팜 기반 PDA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세계 시장에서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팜OS 기반의 PDA는 멀티미디어지만 무선기능이 필수인 국내 시장에서는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의 5분의 1 수준인 2500여대에 그쳐 소수 기종으로 몰락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달 말 SK텔레콤을 통해 자체 개발한 팜폰 ‘SCH-M330’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이라는 명칭과 차별화돼 MIT(Mobile Intelligence Terminal)로 불리는 이 제품은 이동전화단말기와 거의 비슷한 외형과 팜OS를 지원해 5만여가지에 이르는 풍부한 팜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통해 PDA시장은 물론 컬러폰 시장까지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연말께 새로운 팜OS인 팜OS 5.0버전을 채택해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지원하는 MIT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 신규포털 사업본부 조용보 팀장은 “MIT는 완벽한 전화기능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하반기 국내 PDA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며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만큼 기업시장이나 일반 시장에서 두루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핸드스프링이 선보인 무선PDA인 트레오270의 로컬화 작업도 진행중이다. 핸드스프링의 국내 총판업체인 그랜드텍은 올해 말께 CDMA 모듈을 탑재하고 한글화한 트레오270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트레오270은 키패드가 달려 있어 문서작성이 더욱 용이하고 4000컬러를 지원한다. 그랜드텍은 이에 앞서 트레오270과 기능, 외양은 거의 비슷하지만 통신모듈을 갖추지 않은 트레오90을 이번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팜기반 PDA가 무선기능을 갖추더라도 여전히 미디어플레이어와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과 확장성 부문에서 윈도CE나 리눅스에 비해 뒤처진다는 점을 들어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나 핸드스프링의 제품은 미디어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동영상이나 MP3파일을 재생할 수 없다. PDA포털사이트인 PDA벤치를 운영중인 김병윤씨는 “삼성전자가 예전에 출시한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재미를 못본 것은 멀티미디어 기능에서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가격적으로도 윈도CE계열의 무선 PDA와 가격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시장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MIT는 출발부터 이동전화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여기에 덧붙여 기본적인 PDA기능을 즐기려는 실용적인 소비자에게는 최적의 제품”이라며 “현재 통신환경과 요금체제로는 VOD와 같은 멀티미디어 기능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