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트랜지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용 광원(光源)인 냉음극형광램프(CCFL)의 품귀현상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노트북·모니터용 등 중대형 TFT LCD 수요가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큰폭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 핵심부품인 CCFL의 세계적인 공급량이 달려 CCFL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TFT LCD 패널당 CCFL의 절대 소요량이 많은 17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데다, 고휘도를 요구해 패널당 12∼20개의 CCFL을 필요로하는 TV용 LCD 수요가 폭발하면서 CCFL 품귀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일본 해리슨과 한국의 금호전기를 제외하고는 CCFL업계에서 눈에 띄는 설비증설 움직임이 없어 CCFL 품귀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CCFL 제조설비업체는 CKD·해리슨 등 극히 제한돼 있어 중장기적인 CCFL 수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와 관련, 금호전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론적으로 CCFL 수급은 빠듯하지만 CCFL의 실질 구매처인 LCD 백라이트유닛(BLU)업체의 자체 재고와 조립과정에서의 손실(loss), CCFL의 업체수율 등을 감안할 때 10% 정도 공급이 달린다”며 생산능력의 2배 이상 주문이 밀려있다고 전했다.
CCFL의 품귀가 심화되자 일부 TFT LCD 패널업체는 일시적으로 라인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품귀가 심화될 것에 대비, BLU업체들의 사전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하며 최근에는 일본 LCD업체들까지 국내에 CCFL 구매를 의뢰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세계 CCFL 공급의 80%를 담당하며 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해리슨도시바라이팅(HTL)·산켄·웨스트·NEC·스탠리 등 일본업체들이 자국 LCD산업의 보호를 위해 일본업체에 우선 공급, 세계 TFT LCD 최강국으로 부상한 우리나라에 적지않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CCFL 수급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패널업체들이 고휘도 구리배선기술과 외부전극형광램프(EEFL)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CCFL 수급에 기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앞으로 누가 안정적으로 CCFL을 조달하느냐가 BLU업체는 물론이고 LCD 패널업체의 경쟁력까지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세계 CCFL시장은 해리슨이 4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산켄·웨스트 등 일본업체와 한국 금호전기, 대만 엘레밤 등이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