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전기공학부생 14명 하이닉스 공활나서

 서울대 전기공학부 자원봉사단은 여름방학 동안 하이닉스 메모리연구소에서 연구보조업무를 지원한다.(왼쪽에서 세번째가 권동원씨)

 

 ‘하이닉스 도우미가 될래요.’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생들이 하이닉스반도체 자원봉사에 나섰다.

 권동원씨를 비롯한 4학년생 14명은 지난 15일부터 하이닉스 이천공장 메모리연구소에서 자원봉사를 겸한 현장학습에 들어갔다. 이들은 내달 23일까지 하이닉스의 연구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연구보조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생들이 하이닉스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달 수업 중 김원찬 교수의 덕이 컸다.

 하이닉스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구성된 ‘나라산업을 생각하는 교수협의체’의 일원이기도 한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하이닉스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함께 찾아보자고 권유했고 학생들은 봉사활동도 하고 견문도 넓힐 수 있는 연구보조활동의 방법을 찾아냈다.

 권동원씨는 동기생들과 후배들에게 전자우편을 통해 여름방학 농활(농촌봉사활동) 대신 하이닉스로 공활(공장봉사활동)을 가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전자우편은 받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흔쾌히 그를 따라 나섰다.

 “하이닉스를 살리자는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잖아요. 비록 학생의 신분으로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자원봉사를 결심했어요.”

 하지만 첫날 반도체 제조공장을 둘러본 권동원씨는 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자신이 더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단다. 강의실에선 듣도 보도 못했던 엄청난 규모, 최첨단 시설 등은 권씨를 포함한 자원봉사단에게 강한 인상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규모도 규모지만 제가 하이닉스에서 받은 인상은 최첨단이라는 겁니다. 잠깐 본 생산라인이지만 이곳에서 하이닉스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현실이 못내 안타깝습니다.”

 “하이닉스가 정상화되는 그날, 2002년 여름방학은 그 어떤 여름방학보다 멋지고 값진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들은 ’하이닉스 파이팅’을 외쳤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