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메인분쟁 따른 내국인 피해 많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제간 도메인 소유권 분쟁시 한국인 피해사례

 한국인과 외국인간에 빚어지는 국제 도메인 소유권 분쟁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내국인 피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국제인터넷주소정책기구(ICANN)의 국제도메인분쟁조정기관인 WIPO, NAF, eRes 등을 통해 확보한 국제간 도메인분쟁 결정사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한국인과 외국인간에 빚어진 국제 도메인 분쟁건수가 5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인에게 불리한 판정이 많아 10명 중 2명은 도메인 소유권을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황=한국인이 관련된 국제간 도메인분쟁은 2000년 56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1년 85건으로 52% 늘어났고 올들어 7월 현재 61건으로 연말까지 150여건이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한국인이 관련된 분쟁건수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해마다 높아져 2000년 전체의 2.8%에서 2001년 5.6%로 증가했고 2002년 7월 현재 8.9%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분쟁건수는 2000년 이후 200∼300건씩 줄어들고 있는데도 한국관련 분쟁은 증가세가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국제간 도메인 분쟁에서 한국인에게 불리한 판정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분쟁조정 신청건수 중에서 2002년 7월 현재까지 조정결정이 난 사례만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이나 ‘말소’와 같은 불리한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전체의 80% 이상에 달한다. 불리한 판정의 비중은 2000년 91%, 2001년 88%, 2002년 7월 현재 85%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10명 중 2명 이상은 불리한 판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배경 및 전망=이처럼 한국인과 외국인간에 국제 도메인 분쟁이 급증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해외에 상표권자가 있는 도메인을 무분별하게 등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해당 도메인 이름으로 상표권을 가진 소유권자가 나중에 도메인 등록사실을 알고 도메인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분쟁이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상표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도메인 등록자가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도메인 역시 정당한 절차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인정받은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오프라인의 상표권이 우선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ICANN 산하 분쟁조정기관들에서 이전이나 말소 결정이 날 경우 도메인 등록자는 그동안의 등록 및 유지비용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분쟁조정기관들이 모두 외국기관인 탓에 조정과정이 모두 영어로 이루어져 한국인들이 언어소통 과정에서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 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국제 도메인 분쟁조정기관 중에서 한국어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WIPO가 유일하며 이곳조차 단 1명의 한국인 담당자가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KRNIC 관계자는 “한국인들이 도메인 분쟁에서 불리한 판정을 받는 사례가 많은 것은 상표권을 우선시하는 외국의 법이나 관례뿐 아니라 영어로 이뤄지는 조정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며 “국내 분쟁조정기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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