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솔루션 확보가 SI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KCC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LGCNS 등 SI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해외시장 진출을 시도했음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독자적인 솔루션이 부재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그동안 국내에서 진행했던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경험을 솔루션화(패키지화)하여 진출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업계가 그동안 자체 솔루션없이 SI기술과 노하우만 앞세워 해외시장에 뛰어들다가 사업수주에 실패하거나 현지 협력업체와의 잦은 마찰로 사업진행에 애로를 겪은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해외시장 진출의 성패가 프로젝트 과정에서 SI기술 및 노하우를 일관되게 구현할 있는 자체 솔루션 개발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삼성증권에 구축했던 웹트레이딩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드웨어 추가없이 기존 시스템의 3배가 넘는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최근 내부 테스트를 마쳤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베이징에서 관련 세미나를 여는 등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탐색전을 펼쳐온 이 회사는 새로운 솔루션에 대한 브랜드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해외공략에 고삐를 죈다는 계획이다.
강운식 삼성SDS 금융사업본부장은 “국산 금융솔루션의 경우 아직은 해외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증권 등 몇몇 분야는 세계 최고수준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상품화(패키지화)한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다”고 말했다.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은 지난 97년에 개발한 종합뱅킹솔루션 ‘에이비스’의 수출을 위해 홍콩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펼쳤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현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패키지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KCC정보통신은 에이비스코리아의 인력을 본사로 흡수해 지난 2000년에 중단한 파라오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등 개발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중앙은행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체 솔루션이 없어 어려움을 겪은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최근 외환은행 등에 공급했던 솔루션을 패키지화하여 이를 베트남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전산화 프로젝트에 제안, 사업을 수주했다.
LGCNS(대표 오해진)도 지난 90년부터 축적한 신용카드시스템 기술로 개발한 ‘카드 퍼펙트’ 패키지에 대해 국제상표출원을 준비하는 등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LGCNS는 다양한 제휴관계가 특징인 국내 신용카드산업에서의 경험을 살려 특화된 해외카드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