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내장 수동 소자(Embedded Passives)의 기술 현황과 금후 과제

 ◇약력

 1991년 미주리주립대 금속공학과 박사

 1996∼2000년 LG금속 동박사업부 기술QA팀장

 2000∼2002년 심텍 기술연구소 개발1팀장

 2002.6∼현재 투에스테크놀러지 이사

 chsonukr@hotmail.com

 

 전자제품의 다기능화·고속화, 이동 편의성의 증가, 모든 제품을 인터넷과 연결시키려는 소비자의 욕구 등은 제품 디자이너와 생산업체들에 더 작은 공간에 더 많은 회로를 형성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동통신단말기는 음성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연계된 시장자료·스포츠정보 등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무선인터넷도 가능케 하고 있다. 이렇듯 제품의 기능이 향샹됨에 따라 IC 수의 증가에 대비, 수동소자(passive component)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수동소자로는 레지스터(resistor)·커패시터(capacitor)·인덕터(inductor) 등이 있다. 현재 휴대폰의 경우 전체 수동소자와 IC의 비는 약 20 대 1 정도이며 캠코더의 경우는 약 30 대 1에 달한다. 따라서 수동소자들이 인쇄회로기판(PCB:Printed Circuit Board)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기판 면적의 50%를 넘는다.

 인터넷의 이용이 보편화된 지금 인터넷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서는 작동속도가 증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커패시터가 필요하다. 이때 불필요한 노이즈나 신호 지연을 방지하기 위해 커패시터는 가능한한 IC소자에 가깝게 위치해야 한다. 이제 전자기기의 크기는 수동소자의 숫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기능은 계속 추가해야 하는데 그 크기가 제한된다면 수동소자는 인쇄회로기판 표면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등장한 것이 바로 내장수동소자다.

 ◇내장수동소자 기술현황=내장수동소자(embedded passives)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그림 1과 같이 표면실장된 수많은 수동소자들을 인쇄회로기판의 내층에 위치시킨다는 의미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소자는 수동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 2의 예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은 저항(resistor)과 커패시터(capacitor)이며, 이외 인덕터(inductor)도 연구되고 있다.

 내장수동소자가 이뤄지면 기판의 크기가 축소되거나 같은 크기의 기판일 경우 IC의 수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따라서 소형 전자부품의 기능을 증대시킨다.

 인쇄회로기판 내의 내장수동소자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커패시터의 경우 능동소자의 바로 아래에 위치시킬 수 있어 다층기판의 층수와 연결 비아(interconnecting via)의 수를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판제작을 간소화할 수 있고, 원가절감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원하지 않는 유도 기전력(parasitic inductance)과 크로스토크(cross talk)가 방지된다.

 내층 저항도 많은 장점이 있다. 외층에 사용되는 솔더(solder)의 양이 감소되며 이는 자연적으로 환경친화적인 Pb프리 정책과 부합된다. 또 신뢰성도 향상되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 라미네이티드 오개닉(organic) PCB에서는 내장수동소자의 적용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디자인, 테스트 및 주변구조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내장수동소자 기술은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용량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용량의 변동폭, 즉 편차(tolerance)가 아직 부품소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용량과 신뢰성 있는 적절한 가격의 소재가 뒷받침되지 못한 것에 기인하며 회로기판 내의 내층수동소자의 채택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장기 신뢰성을 확보한 다양한 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재료 및 회로기판 업계에서 내장수동소자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서는 NEMI(National Electronic Manufacturing Initiative)를 중심으로 재료·장비업체, PCB 메이커, 엔드유저 등이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PCB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나 아직 미약한 수준이며, 재료부문은 개발이 전무한 실정이다.

 ◇내장수동소자 재료개발 현황=내장 커패시터 부문에서 현재 상업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재료는 산미나(Sanmina)의 상품명 ‘ZBC2000’으로 동박 전극 사이로 라미네이트된 시트(sheet) 상태의 유리강화 에폭시(glass reinforced epoxy)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다층회로기판의 한층을 커패시터 재료로 대체가 가능하며 기존의 PCB 제작공정인 회로형성공정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커패시턴스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프린팅 방법을 이용해 커패시터를 형성할 수 있는 페이스트(paste) 재료도 있으나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페이스트 재료는 공정은 간단하나 이것 또한 커패시턴스가 낮다.

 고용량의 커패시턴스를 구현하기 위해 바륨 타이타네이트와 유리 분말이 사용되고 있으며, 스크린 프린팅을 이용할 수 있는 세라믹 페이스트 재료도 개발 중이다. 보통 15∼30㎋/㎠ 커패시턴스를 보인다. 1㎛ 이하의 박막재료도 인쇄회로기판상에 직접 코팅하는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

 내장 레지스터 부문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는 오메가 플라이(ohmega ply)로 동박 위에 저항재료(NiP)가 도포돼 있는 에칭 가능한 박막 라미네이트로 구성돼 있으며 회로기판의 원재료인 에폭시 레진 원판에 적층이 가능하다. 레지스터 재료의 저항은 일반적으로 시트 저항(sheet resistivity)으로 표현하며 25ohm/sq부터 250ohm/sq까지 공급이 가능하다.

 내장 레지스터 또한 스크린 프린팅이 가능한 폴리머 후막(thick film) 재료도 개발돼 있으나 널리 사용되진 않는다. 스크린 프린팅 폴리머 재료는 상당히 넓은 범위의 저항(1ohm/sq∼1M ohm/sq)을 제공할 수 있는 반면에 재료 자체의 저항편차와 온도변화에 따른 저항변화가 개별소자보다 크며 내습성·내약품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라믹 후막재료가 개발되고 있으며 세라믹 커패시터에 적용될 예정이다. 도금에 의한 저항 형성방법도 소개되고 있는데 이 방법은 저항이 매우 안정적이고 저항의 미세조정을 위한 트리밍(trimming)도 손쉽게 적용 가능한 반면 구현 가능한 저항의 범위가 100ohm/sq∼300ohm/sq로 좁기 때문에 고저항을 형성하기 위해서 매우 긴 저항체를 디자인해야 하므로 고밀도(high density) 회로 형성에 문제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해결과제=많은 PCB 디자인 소프트웨어들은 내장수동소자를 포함한 시뮬레이션(simulation)이 가능한 기능을 갖추지 않아 현재 개발 중에 있다. 내장수동소자의 구현을 위해서는 PCB 디자인에서 표면의 수동소자 부분을 단순히 없앰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내층 디자인이 부분 또는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또한 디자인 변경하기 위한 디자인 룰(rule)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또한 내층수동소자 적용을 지연시키는 한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PCB는 원하지 않는 회로의 연결과 끊어짐(open and short)을 체크하는 전기검사만을 행하고 있으며 특수한 경우에 임피던스(impedance)를 검사 중이다. 내층수동소자의 용량검사를 위해 고안된 전용 장비는 없는 상태이며, PCB 내층 작업 후와 제작완료 후에 검사 가능한 신개념의 장비가 필요하다.

 또 내장수동소자에 관련한 표준이 일반화되지 않았다. IPC(Institute of Interconnecting and Packaging Electronic Circuits)에서는 내장수동소자 재료에 관련된 사양(specification, IPC-4902) 제정을 위한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UL(Underwriters Laboratory) 등록을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내장수동소자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마무리 되면 재료개발자나 사용자 모두 일관된 사양으로 접근이 가능해 내장수동소자의 적용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맺음말=인쇄회로기판에 수동소자를 내장화하는 경우의 원가구조에 대해서는 일반화된 공식은 없으며 여러 방면으로 분석 중이다. 현재는 비싼 재료가격, 특정기술에 대한 로열티 등으로 개별수동소자를 표면실장하는 경우에 비해 원가가 높아질 가능성도 많으나 수동소자의 단위면적당 개수가 증가하면 내장수동소자에 대한 요구가 증대될 수밖에 없다. 또한 회로기판의 제조만이 아닌 어셈블리 및 최종 제품의 원가까지 고려할 경우 각각의 용량에 따른 개별수동소자의 취급과 실장 등의 경비를 생각할 때 내장수동소자는 분명 원가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많은 개별수동소자들이 내장수동소자로 대체될 것이며 제품의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소자들의 수가 많은 고주파 이동통신기기시장에서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적정가격의 신뢰성이 확보된 다양한 재료의 개발과 수동소자가 내장된 인쇄회로기판 제조시 검사방법 및 수율확보 등이 앞으로 내장수동소자가 보편화되기 위해 해결돼야 할 과제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내장수동소자 시장을 국내기술이 선점하기 위해서는 산·학·연의 유기적인 연구개발 체제의 활성화가 시급하며 이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