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퍼베이시브 컴퓨팅-사람·환경 하나된 열린 컴퓨팅 세계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은 항상 켜 있고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는 컴퓨팅 환경으로서 사람과 컴퓨팅기기 및 환경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기술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팅’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으로서 이 환경에서는 컴퓨팅기기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서로 호환성을 갖고 운용되며 사람과 상호 작용한다. 앞으로 이 환경에서는 사람이 컴퓨팅기기에 맞춰 사용 기술을 배우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필요 없이 컴퓨팅기기가 사람의 필요사항을 알아서 처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퍼베이시브 컴퓨팅’이라는 어휘는 아직 확고하게 정착된 상태가 아니고 같은 개념을 다르게 부르는 기업체나 연구기관이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기술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컴포넌트, 시스템, 응용 프로그램 등이다. 컴포넌트는 정보나 데이터를 수집하는 다양한 형태의 컴퓨팅기기와 내장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말한다. 이처럼 컴퓨팅 및 통신기능을 갖고 있는 객체를 노드(node:네트워크의 분기점이나 단말기의 접속점)라 한다. 시스템은 노도와 각 노드를 연결하는 통신 네트워크가 서로 교신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포괄한다. 노드가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작용함으로써 응용 프로그램은 독자적인 컴퓨터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유연성이 있고 편리하며 유용하다. 앞으로 응용 프로그램은 사무실, 집, 자동차와 같은 물리적 장소에 있는 스마트 공간에 적용된다. 또 노드는 이동자율군(swarm), 지능 고속도로 시스템, 전선, 세계 기후감시 시스템 등에 사용될 것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 있는 노드는 이를 위한 기본 단위의 데이터 수집지점인 동시에 서비스 지점이다. 그런데 하나의 응용 제품의 시스템에 여러 개의 노드가 있을 경우 다른 응용 제품에 있는 더 큰 시스템의 노드도 될 수 있기 때문에 노드의 개념은 혼동하기 쉽다.

 가령 크기가 나노미터 정도로 아주 작은 컴퓨팅기기가 장착된 옷은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와 주변 상황의 변화를 감지하고 인체에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옷을 입은 사람이 집안, 자동차, 사무실 등과 같은 환경에서 돌아다니면 그 옷 자체가 노드가 된다. 또 집이나 자동차, 사무실과 같은 환경이 그 보다 더 큰 시스템 안에서는 하나의 노드가 될 수 있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의 표준과 개방 소스기술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유연성 있는 노드의 개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컴퓨팅 노드의 기본 구성 요소는 컴퓨터 처리능력, 통신 연결, 전력, 내장 소프트웨어 등이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에는 컴퓨터 처리능력이 중요한데 거기에는 열처리 문제가 따르기는 하지만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또 메모리와 저장매체도 필요하나 이들은 노드가 응용 제품으로부터 확산돼 있는 범위에 따라 다르다. RF송수신기와 같은 통신 연결이 두 개 이상의 노드 사이를 연결하는 수단인데 컴퓨팅 노드는 이런 통신 연결을 통해 다른 노드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컴퓨팅 노드는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용해야 하므로 통신망이 연결돼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컴퓨팅 노드 사이의 통신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컴퓨팅 노드에는 전지, 소형 연료 전지 또는 소형 발전기 등을 통해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은 작고 눈에 띄지 않는 노드를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원도 역시 작고, 소음이 없고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야 한다. 현재는 주로 알칼라인, 니켈 카드뮴, 니켈 금속 수산화물, 리튬이온 전지 등의 소형 전지가 사용되고 있고 리튬 금속, 고체 폴리머 전지와 같은 차세대 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 연료 전지와 마이크로터빈도 개발되고 있다. 내장 소프트웨어는 컴퓨팅 노드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자적으로 저장한 명령어와 데이터다.

 노드에는 운용체계(OS)와 응용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응용 프로그램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과 업무처리 소프트웨어다. 노드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서로 상호 작용하고 대규모 네트워크에서 작동할 수 있다.

 컴포넌트는 노드들이 서로 교신하고 협조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네트워크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조가 이들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게 한다. 광대역통신망(WAN:Wide Area Network), 근거리통신망(LAN:Local Area Network), 개인통신망(PAN:Personal Area Network)은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을 형성한다. 이들 통신망은 사용자들이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항상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스트리밍 비디오처럼 용량이 큰 응용 프로그램을 내려 받을 때와 같이 높은 대역폭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응용 프로그램은 전송할 데이터의 용량이 크지 않다. 이동 자율군에서 비트가 작은 정보를 보내는 데는 높은 대역폭의 채널이 필요하지 않다.

 노드는 전통적 개념의 것이 아닌 네트워크를 통하여 교신할 수 있다. 가령 하나의 WAN 안에 여러 개의 PAN이 있듯이 커다란 네트워크 속에 수백 개의 네트워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네트워크는 블루투스, IrDA 데이터 프로토콜, 802.11,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셀방식 이동 통신기술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전송 기술이 있지만 퍼베이시브 컴퓨팅 환경에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는 인터넷이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지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지원하고 에이전트가 서로 상대방을 찾아서 상호 작용하게 할 뿐 아니라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문맥이해 공간을 지원해야 한다. 또 소프트웨어는 컴퓨팅 노드에 내장돼 있는 매우 작은 OS와 공장이나 가정, 전쟁터 등에 있는 대량의 노드를 시스템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저장된 데이터에 접속하려면 지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마이닝 기술이 더 향상돼야 한다.

 지능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태스크(task)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컴포넌트다. 에이전트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사람이 지침을 주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작동하고 학습할 수 있으며 다른 에이전트와 협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에이전트의 구조는 에이전트끼리 서로 상호작용하고 협조하여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에이전트는 다른 소프트웨어 에이전트의 자원을 찾아내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노드 사이의 연결기술이 표준화돼야 한다. 물리적 연결, 네트워크의 연계, 전송 프로토콜 같은 하부 계층의 통신기술에는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표준 작업 지침이 있어야 하며 응용 프로그램 및 발표(presentation) 계층의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들은 서로 교신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데이터는 모든 컴퓨팅 노드가 읽고 이해하고 작용할 수 있을 만큼 그 의미가 명확해야 한다.

 퍼베이시브 컴퓨팅 기술과 인프라는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시장을 전망하기가 어렵다. 현재 퍼베이시브 컴퓨팅 시장은 약 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대부분은 산업용과 군사용 제품 및 서비스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자료문의 : 김영우 SRI한국지사장 young.kim@sri.com>

  박철호 SRIC-BI선임컨설터트 cpark@sric-bi.com>

<테크애널리스트 : 캐롤린 슬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