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말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이번주 초반 국내 증시에도 파장이 우려된다.
지난주 나스닥시장은 3.95% 하락한 1319.2로 한주를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7.66%나 폭락, 낙폭이 더 컸으며 8000선을 위협받았다. 미국 증시는 지난해 9·11 테러후 최저수준이며 이달 들어서만 20% 가까이 급락했다. 이런 미국 증시의 폭락세는 유럽 등 전세계 증시로 이어졌으며 주말을 맞아 소나기를 피했던 국내 증시의 주초반 흐름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다우지수의 연초대비 하락률은 20.1%, 나스닥은 32.4%, S&P 500 지수는 26.2%에 이른다. 1941년 이후 처음으로 미 주식시장의 3년 연속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최근의 미 증시 급락은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도 위기감이 되고 있다. 주식에 대한 기피는 금 값 폭등으로 이어졌으며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 속에 달러화 약세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미국 증시의 문제는 전주 마이크로소프트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대표 기술주들의 실적 전망 하향에다 AOL의 회계조작과 존슨앤드존슨에 대한 당국의 조사설 등 기업에 대한 불신감 확산 때문이다.
향후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데다 기업들의 회계 부정과 기업 건전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정보에 대해 신뢰를 잃었으며 이는 주식에 대한 기피현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특히 전주에 부시 미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건전하다고 밝히고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향후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미국 증시의 폭락이 계속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약세였지만 인텔 등 일부 반도체주들은 상승세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인텔과 모토로라는 한주간 각각 3.67%, 7.99% 오른 강세를 보였다. PC관련주인 IBM과 HP도 4.03%, 111.59% 오르는 강세로 부각됐다.
나스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미래산업 해외 주식예탁증서(DR)는 7.94% 오르는 강세를 보인 반면 두루넷과 하나로통신 ADR는 각각 12.77%, 1.46% 하락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