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LCD 부품 업종 하반기 전망 엇갈려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종의 하반기 시장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간에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산엘시디·레이젠·우영·금호전기 등 TFT LCD관련 부품업체들은 상반기에 CRT모니터 교체 수요 등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승 분위기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반기 실적을 보면 태산엘시디의 경우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2%, 60%씩 증가한 300억원과 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레이젠도 2분기 매출액이 1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5% 가량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영은 백라이트유닛(BLU) 부문에서 호조를 보였으나 커넥터 부문의 부진으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47억원, 46억원을 기록, 전분기에 비해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TFT LCD 부품업체의 상반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간에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배연수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공급 수량이 각각 20.2%와 18%씩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관련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공급 물량의 증가로 부품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계의 3분기 수익률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량 증가로 실적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혁 동양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LCD패널의 가격이 5% 가량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급격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CRT모니터 교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고 전방산업인 디지털 TV,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의 수요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탈 전망이어서 3분기 생산량 증가를 무난히 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다른 한편에선 공급 과잉으로 관련 부품업체의 실적이 3분기에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성재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TFT LCD업황이 수요 증가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 5월부터 LG필립스LCD가 5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공급은 늘고 수요가 주춤거리는 현상이 일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TFT LCD 업체가 지난해에도 상반기에 견조한 실적을 보였으나 PC모니터 수요가 줄고 재고는 늘면서 하반기에 패널 가격이 30% 이상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의 실적도 덩달아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또 “모니터 생산업체가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돼 부품 가격의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도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성재 연구원은 TFT LCD 업계가 하반기 공급과잉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IT경기의 핵심인 PC시장의 회복과 디지털 가전시장의 꾸준한 상승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