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들을 가진 회원들이 개인이익보다는 지역 IT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무엇이든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힘은 미약하지만 이처럼 순수한 취지를 유지한다면 향후 몇 년 뒤 IT가 지역 기반산업에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적지않게 기여할 것으로 봅니다.”
최창학 대구IT포럼 회장(44)은 지난해 4월에 발촉한 포럼이 출범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사업을 해나간다면 침체된 지역 IT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방 IT기업들이 지방이기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문제점과 어려움을 그동안 토해내는 것에만 그쳤을 뿐 ‘왜 그런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있는 고민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구IT포럼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대구IT포럼은 이에 따라 두 가지 사업에 힘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선 모임의 양적 팽창보다는 구성원들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면서 휴먼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매월 한차례 이상 분야별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갖고 지역 IT업체와의 간담회, 중기청·체신청·지자체 등 IT정책 책임자 등과 수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또 해외 전시회를 통해 IT산업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IT야외수업, 글로벌 경영교육 등 자질높이기가 한창이다.
“회원들이 스스로 IT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포럼이 지역 IT업체만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머물러 있기보다는 지역 기반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IT산업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입니다.”
대구IT포럼이 주력하고 있는 또 한가지 사업은 대덕·제주 등 지역 이외 IT단체와의 협력 및 교류사업이다. 지역 IT분야의 산·학·연관 연계활동도 중요하지만 지방 IT산업이 활성화되려면 지역 유관기관간 교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포럼은 지난 1월말 대덕IT포럼과 협약관계를 맺고, 이달 초에는 대구IT포럼을 중심으로 제주·광주·대전의 IT관련 유관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 IT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동마케팅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대구IT포럼 회장으로서의 직책 이외에 대구시 정보화담당관도 함께 맡고 있다. 행정학 박사 출신으로 대구시 정보화담당관에 공개 채용돼 지난 2월까지 2년간의 계약직을 마감한 그는 당초 학교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시정보화 업무의 적임자라는 이유로 재채용돼 내년 2월까지 계약이 연장됐다. 결국 공무원 신분으로서 민간단체인 IT포럼 회장를 맡게 되는, 어찌보면 어색한 모양새가 되긴했지만 달리보면 그 만큼 지역 IT단체의 회장에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다.
최 회장은 그동안 대구경북전자상거래지원센터 전문위원,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이사, 영남여성정보화지원센터 운영위원 등 각종 IT관련기관에서 그의 역량을 발휘해 왔으며, 지난 99년 6월에는 광역지방자치단체 정보화평가에서 전국최우수CIO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지방 IT단체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연합체를 형성하면 정부의 IT정책 수혜도 중앙중심에서 지방중심으로 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