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시장이 윈백(Winback) 전략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신 업체들은 윈백 전략을 둘러싸고 다양한 공격과 수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윈백 전략은 이미 경쟁사 제품이 공급돼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자사제품으로 교체를 꾀하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백신을 도입한 상태인데다 성숙단계에 접어든 기술 측면에서도 제품간 성능차이가 미미해 신규시장 개척이 여의치 않아 교체수요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선두업체 입장에서 일단 기존 고객의 이탈방지에 주력하고 오는 9월 통합보안 솔루션 출시 후에는 공격적인 교체 영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부터는 이른바 ‘밀착영업’을 펼치기 위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정비했으며 교체수요로 통합보안 솔루션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가격을 어느 정도 할인해줄 것인가에 대해 검토중이다. 현재 고객지원실을 통해 자사뿐만 아니라 경쟁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가격을 할인하는 방법으로 교체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대학의 경우 모든 솔루션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7, 8월 두달간 기존 가격의 60% 정도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대학 시장점유율을 40%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이 회사는 가격 할인과 함께 장기계약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가격이 할인되더라도 장기 계약을 맺을 경우 안정적인 매출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박기헌)는 최근 발표한 사전방역서비스(TMCME) 무상 제공으로 고객이탈을 막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오는 9월까지 100개 정도의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TMCME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트렌드마이크로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백신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제품가격의 40% 정도에 유료서비스중이다. 이 회사는 TMCME 서비스에는 트렌드마이크로 제품이 최적이라는 점을 앞세워 타사 고객을 자사제품으로 유인하고 있다.
한국네트워크에소시에이츠(대표 문경일)는 자사 서버용 백신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이언트용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용 백신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서버용 백신의 점유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윈백 열기에 대해 백신 업체에서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태에서 불가피한 전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백신 업체의 한 관계자는 “윈백 열기가 높아질수록 제품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출혈경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할인보다는 다양한 가격정책이나 고객지원 등 차별화된 전략이 없으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