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지원硏, 600㎒ 고체 상태 핵자기 공명 분광기 국내 첫 도입

사진; 기초과학지원연 대구 분소에 설치된 600㎒ 고체상태 핵자기 공명기의 초전도 자석.

 

 국내 처음으로 600㎒ 고체상태 핵자기 공명분광기(NMR)가 도입돼 그동안 관찰이 힘들던 아연이나 황 같은 소재를 연구할 수 있게 됨으로써 반도체나 전지 등 고부가가치 재료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이정순) 대구 분소 고체시료분석팀(팀장 한옥희 박사)은 기존 최고 자장이던 9.4T(테슬라:자장의 단위)보다 1.5배나 높은 14.1T 고체상태 핵자기 공명분광기를 도입, 내달부터 연구지원 업무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이번에 도입된 기기는 대학병원에서 3차원 촬영을 위해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의료장비에 비해 자장이 약 10배 높고 수소핵의 공명주파수가 600㎒에 해당해 화합물 규명뿐만 아니라 분자구조와 운동 등 화학적 성질을 원자 수준에서 측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높은 공명주파수를 갖는 핵종인 인(31P)에서부터 매우 낮은 공명주파수를 갖는 은(109Ag)까지 넓은 주파수 영역에 걸쳐 다양한 핵종의 시료를 초당 1만5000회까지 회전시키면서 관찰할 수 있는 CP/MAS탐침, 고분해능을 위해 초당 3만회 이상의 고속회전이 가능한 CP/MAS탐침 등을 구비하고 있다.

 한옥희 팀장은 “고분해능과 고감도의 스펙트럼을 얻기 위해서는 고자기장이 필수적”이라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관찰할 수 없던 아연·황 같은 감도가 낮고 자장이 높을수록 선 폭이 좁아지는 핵종이나 양이 적은 희귀 시료의 관찰·실험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도 한 실험실에서 다양한 분석장비를 갖추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석유화학공정·전지 개발, 새로운 물질 제조, 반도체를 비롯한 고부가가치제품의 재료 개발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