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기원, 학부설치 재추진 귀추 주목

 정부가 다각적인 이공계 인력육성 방안을 마련하는 가운데 광주과학기술원(K-JIST·원장 나정웅)이 학부(학사)과정 설치를 재추진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K-JIST는 과학기술 영재교육의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학부과정 설치가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 99년 추진하다 중단했던 학부과정 설치문제를 재추진하고 있으며 과학기술부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K-JIST는 현행 연구중심 대학원 체제를 유지하되 미 캘리포니아공대와 비슷한 규모인 소수정예 위주의 학부제를 도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입학정원 150명과 교수 정원 60명 규모로 오는 2006년부터 운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JIST는 25일 채영복 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설치방안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예산 확보와 법 개정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광주과학고·전남과학고·전북과학고 등 호남지역 3개 고교 관계자들도 최근 K-JIST에 학부과정을 설치해달라고 K-JIST와 과기부에 건의했다.

 이들 3개 고교에 따르면 지난해 졸업생 256명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포항공대 등 과학관련 대학에 진학한 학생은 35%인 9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66명은 서울대 등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등 매년 60∼70% 이상의 학생들이 의·치대 등 일반대학 인기학과로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과학고 박병철 교장은 “사회 전반적인 이공계 기피현상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호남지역의 유일한 과학관련 교육기관인 K-JIST에 고교생들을 유인할 학부과정이 없는 점도 한 요인”이라며 “지역 과학인재들이 ‘과학고-과학기술대-과학기술원(대학원)’ 등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K-JIST에 학부과정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등 타 지역 학생들의 외면과 지방 2류대학 전락 우려, 기존 연구중심 대학원 체제로 학부학생 지도 사각지대 등을 이유로 한 반대도 만만치 않아 K-JIST 학부과정 설치문제를 놓고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