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37)영남대학교 약품개발연구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승인을 받아 지난 99년 초 첫선을 보인 진통제 ‘콕스-2(COX-2:Cyclooxygenase-2) 억제제’가 현재 만병통치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스피린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콕스-2 억제제를 기반으로 개발된 ‘셀레브렉스(Celebrex)’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관절염·생리통 등 각종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입증돼 현재 단일품목으로 전세계 항염증제 시장의 0.7%(세계 9위, 24억달러)에 해당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시장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도 콕스-2와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영남대학교 약품개발연구소(소장 장현욱 약학부 교수)는 생약자원으로부터 항염증성 선도물질을 분리, 콕스-2와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함염증제의 개발을 중점연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생리활성이 큰 신약품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 90년 발족된 영남대 약품개발연구소는 지난 4일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주관하는 ‘2002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돼 앞으로 6년 동안 연구비 2억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의약화학 및 생명과학, 효능 및 안정성, 제제학, 사회약학연구부로 구성된 약품개발연구소는 지금까지 ‘산소독성방어기작에 관한 연구’ ‘Opiate-dependence에 대한 AFA-4의 영향’ ‘Casting Tape 피부독성시험의 효능 및 안전성 연구’ 등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해왔다.

 연구소는 항염증제 연구를 위해 이미 국내에서 생산되는 500여종의 생약자원으로부터 항염증제 선도물질의 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4명의 전임연구원을 비롯해 21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이 쉴틈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연구소가 최근에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천연물인 오수유로부터 항염증제 개발에 필요한 선도물질인 루테카르핀(Rutaecarpine)이라는 콕스-2 억제제를 개발한 것. 전세계에서 천연물로부터 콕스-2억제제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현욱 소장은 “루테카르핀은 유기합성으로 만들어진 셀레브렉스보다 활성 면에서 다소 떨어지지만 이 물질을 제대로만 합성해 활성도를 높인다면 획기적인 의약품 개발로 이어져 산업적인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고 말했다.

 특히 루테카르핀은 천연물로부터 추출한 물질이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의약품을 만들면 일반합성제보다 안정성에서 훨씬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연구소는 루테카르핀과 같이 개발된 선도물질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회사와 공동연구체제를 구축, 의약품 개발기간 단축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개발분야 관련 국내외 과학자를 수시로 초빙해 세미나 및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동시에 해외 유명 연구원 및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장현욱 소장은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은 최근 5년간 103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 항염증제 개발에 대한 우수성을 입증받고 있다”며 “앞으로 국가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명기술(BT) 관련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육성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