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 애널리스트들 도덕성 잇단 구설수

 뉴욕 월가 투자은행 애널리스트들의 도덕성이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닷컴 거품 주역의 한 사람이던 메릴린치의 인터넷산업 전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젯이 뉴욕주 사직당국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통신산업 애널리스트 잭 그러브먼이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권협회(NASD)는 SSB와 잭 그러브먼이 SSB의 투자은행 부문 고객인 전화회사 윈스타커뮤니케이션스의 실적을 부풀린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윈스타는 지난해 4월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그러브먼은 그 이전 재무구조가 별로 좋지 않은 윈스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함으로써 그를 믿고 윈스타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 NASD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SB는 그러브먼은 일관성을 갖고 논리적으로 윈스타에 대한 전망을 했을 뿐 투자자들을 속이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브먼은 통신업계가 호황을 누릴 때 월드컴, 글로벌 크로싱 등 최근 파산보호신청을 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했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그가 윈스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 SSB가 윈스타와 이해관계가 있음을 밝혀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와 관련, 뉴욕주 사직당국이 그러브먼을 기소할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메릴린치의 전 산업분석가 헨리 블로젯은 자사의 투자은행 부문 고객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면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에겐 해당 회사의 주식을 매도할 것을 권유하는 등의 행각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헨리 블로짓은 결국 사임했으며, 메릴린치는 뉴욕주 법무부에 1억달러의 벌금을 내고 산업분석관행을 개선키로 합의하고 조사를 종결시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