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증시를 좌지우지했던 외국인의 장세 주도력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SK증권은 23일 최근 장세불안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매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이는 700선 이하 매수, 700선 관망, 800선 이상 매도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을 뿐이며, 당분간 외국인의 국내증시 지배력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장세 주도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35%대에 이르는 등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포화상태에 들어섰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11월 37%대까지 늘어난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외국인이 과다하게 편입돼 있는 국내증시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향후 외국인은 주도적으로 장을 이끌고 나가기보다는 시가총액에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SK증권의 설명이다.
환율부담이 높다는 점도 외국인 매매 촉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환율약세 국면에서 매수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환율급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매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미 환율이 1차 바닥에 근접하고 있어 이제와서 국내에 자금을 유입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이렇듯 환율부담이 외국인 신규자금 유입을 제한하고 있는 데다, 국내 잔류자금은 이미 채권시장에서 흡수한 것으로 추정돼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다 미 증시불안으로 미 뮤추얼펀드의 자금 확보까지 어려워지고 있어 외국인의 매매를 제한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대중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참여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국내기관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기관 매수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고 있어 700선을 바닥으로 한 무리한 매수전략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