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월별로 집계하는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치를 발표하면서 정보통신부 보고용과 IR 자료를 별도로 작성해 투자자들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최근 6월말 기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누계를 발표하면서 정통부에는 242만명으로 보고한 반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에게는 27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가지 자료상의 가입자수 차이는 32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하나로통신의 1개 분기 신규가입자수와 맞먹는다.
초고속 인터넷을 주사업으로 하는 하나로통신은 가입자수 변화가 기업의 상황을 알리고 투자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돼 왔다. 따라서 이런 하나로통신의 이중자료는 업계와 투자자 모두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정통부가 각사에서 취합해 내놓는 자료와 하나로통신이 직접 발표한 IR 자료의 내용이 크게 다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들다.
정통부 관계자는 “최근 하나로통신의 가입자수 집계에 혼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그 진위 여부를 확인중이며 이에 따른 주의나 징계 여부 등은 정확한 사태 파악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도 두 자료상의 가입자수 집계가 다르다는 것은 인정했다. IR 담당자는 “가입자수 집계방식과 부서간 차이로 혼선이 발생했지만 7월말 기준 자료부터는 이 같은 문제를 완전히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 집계방식이나 표현 차이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5월 가입자수 조사에서도 정통부에 보고한 내용과 다른 내용의 자료를 애널리스트들에게 배포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한 증권사 통신서비스 담당 애널리스트는 하나로통신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투자 보고서를 작성했다가 KT측의 항의를 받고 급히 인터넷에 올라있던 보고서를 삭제했었다.
일부에서는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는 KT에 대해 정부의 규제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자수를 일부러 줄여 정부에 보고하다가 투자유치를 위해 주가관리가 필요하자 가입자를 고무줄처럼 늘렸다는 시각도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