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5세대` 투자 경쟁

TFT LCD시장 헤게모니 잡기

 세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한국과 일본 주요 TFT LCD업체들간 ‘포스트 5세대(6세대 라인 이후)’ 전쟁이 물밑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포스트 5세대’란 초대형 유리기판을 투입, 대면적 TFT LCD 패널 생산 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6세대 이후의 차세대 제조라인을 일컫는다. 업계에선 이에 따라 포스트 5세대 고지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1∼2년 후 세계 TFT LCD업계의 시장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TFT LCD 시장의 ‘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 그리고 일본 LCD업계의 ‘자존심’ 샤프 등이 5세대 이후 LCD 시장 제패를 위해 중장기 설비투자 계획 수립과 제반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5세대 라인(1000×1200㎜)을 가동하며 TFT LCD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한 LG필립스LCD는 또 하나의 5세대 규격(1100×1250㎜)으로 2단계(페이즈2) 투자에 나서는 한편 LCD TV 시대를 겨냥한 6세대 TFT LCD 설비투자 준비에 착수했다.

 LG는 이에 따라 별도 태스크포스를 구성, 경쟁업체의 동향 파악에 나서는 한편 연내 ‘포스트 5세대’의 주력 생산거점이 될 신규 공장(가칭 P6) 부지 확보와 기판 규격, 주력 모델 선정, 투자재원 확보 등 기본적인 밑그림을 완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에서 LG필립스에 기선을 빼앗긴 삼성전자는 오는 10월중 5세대(1100 ×1250㎜) TFT LCD 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인데 현재 추진중인 월 4만개 규모의 2단계 5세대 투자만으로는 세계 1위를 굳히기가 어렵다고 보고 6세대 이후에서 승부를 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특히 올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이 기대되는 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해 2004년 가동을 목표로 포스트 5세대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충남 아산에 약 60만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 이곳을 포스트 5세대 단지이자 천안에 이은 제2의 TFT LCD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LG필립스·삼성전자와의 5세대 경쟁에서 밀린 일본 샤프는 5세대를 건너뛰어 곧바로 6세대에 투자를 단행, 열세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샤프는 특히 향후 LCD시장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는 TV용 LCD 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TV 전용 6세대 라인 가동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길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5세대 라인이 대형 모니터와 TV 혼용 라인이라면 포스트 5세대는 대면적 TV용쪽에 타깃을 둘 것”이라며 “결국 포스트 5세대 설비투자 경쟁은 TV용 TFT LCD 시장을 놓고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일 LCD업체간의 맞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