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내 환기, 온습도, 먼지 잔량에 대한 정부의 환경위생기준이 대폭 강화됨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 25만개 학급의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연간 1000억원대의 공조설비(에어컨, 열회수환기장치) 특수가 발생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 4월 학교보건법령을 개정하고 사실상 방치해 온 교실 안 공기오염에 대해 선진국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모든 교실은 1인당 21.6㎥ 이상의 공기가 매시간 환기되도록 했고 이산화탄소는 1000ppm/H, 미세먼지는 1㎥당 150㎍ 이하로 규정했다. 또 찌는 듯한 여름철 교실 온도는 26∼28도 이하로 유지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쾌적한 실내공기 유지에 필요한 대형 에어컨과 열회수환기장치(리쿠퍼레이터) 등 공조설비가 전국 9200여개 초·중·고교에 대대적으로 보급될 전망이다.
이미 부산지역에서는 이달에만 부산고·부산과학고 등 8개 학교가 10억원대의 공조설비를 발주했다. 공조전문업체 스터링테크놀로지의 한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제품설치 문의가 쇄도, 이달부터 교실 천장에 설치하는 교육용 리쿠퍼레이터 제작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수준의 냉난방·환기시설을 교실마다 갖추려면 학급당 최소 600만∼800만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2004년까지 교육계의 공조설비 수요는 연간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급의 에어컨 보급률은 20%, 리쿠퍼레이터 보급률은 0.1%에도 못미쳐 미국·일본 교육시설의 공조설비와 비교하면 크게 낙후된 실정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