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계, 대만산 PCB 경계령 발동

 우스(WUS)·난야·WWEI 등 대만의 세계적인 인쇄회로기판(PCB)업체들이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서자 국내 PCB업계가 초비상에 빠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내수부진에 따른 매출감소를 해외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해 한국의 대형 세트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저가공세를 펼치고 나서 파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세트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협상을 벌여 범용 다층인쇄회로기판(MLB) 등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대만산 4층짜리 PCB의 경우 2분기 공급가격이 전분기에 비해 약 15% 하락한 1제곱인치당 0.5∼0.6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어 조만간 양단면 PCB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PCB업체들은 가뜩이나 공급가격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만업체들이 국내 대형 세트업체들을 대상으로 거센 가격공세를 펼치고 나서자 범용 MLB시장마저 이들에게 고스란히 내주는 것이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게다가 연초 원화 대비 13% 떨어진 달러 가치의 급락은 대만산 PCB 구매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들이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가전략을 펼치고 있어 국내업체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한 관계자도 “대형 세트업체들이 최근 물량을 대만·중국 등 해외에서 아웃소싱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은 현상이 심화되면 업계가 설 자리는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만산보다 국산이 품질이 우수하지만 세트업체들은 값이 싼 PCB만을 찾는다”면서 “가격질서 붕괴로 인해 상당수의 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CB 시장조사기관인 NTI에 따르면 세계 톱20 PCB 제조업체 중 컴펙(Compeq)은 7위에 랭크돼 있고 난야는 16위, WWEI는 18위에 각각 올라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