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주력분야인 반도체와 컴퓨터 분야의 미국 특허출원 순위가 대만에 뒤진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이춘근 부연구위원이 최근 ‘사이언스&테크놀로지 포커스’를 통해 발표한 ‘대만의 미국특허 출원정책과 그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와 컴퓨터 분야 대만 선두기업의 미국 특허출원 순위가 한국 기업을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69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특허를 1000개 이상 등록한 275개 기관에 포함된 양국 기업 및 연구소는 모두 4개로 대만의 반도체 전문기업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타이완반도체(TSMC), 컴퓨터 케이블 전문업체인 HHPI 및 공업기술연구소(ITRI)며 우리나라는 삼성전자·현대전자·대우전자·LG전자 등 4개사가 미국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11개 특허를 등록한 삼성전자를 포함한 상위 4사의 지난해 미국 특허등록 건수가 18건에 지나지 않은 반면 대만은 상위 4개 기관이 35건의 미국 특허를 등록, 약 1.9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대만 ITRI의 2000년 미국 특허등록 현황은 전자공업 분야에 111건, 광전공업 40건, 컴퓨터통신 110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499건에 이르러 미래첨단산업에 대한 원천특허 확보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대만의 상위 4개 기관 합계가 전체 21%에 그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39%의 삼성전자를 포함해 전체 57%를 넘어 특정 대기업만 특허를 출원해 중소기업·연구소·개인의 특허출원이 늘어나고 있는 대만에 뒤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춘근 부연구위원은 “대만이 지난 91년부터 올해까지 과학기술 발전 12년 장기계획을 수립, 93년 미국 특허등록 세계 8위에 진입했으며 지난해에는 5371건으로 세계 4위로 올라섰다”며 “한국은 지난해 3538건으로 7위를 기록해 대만과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특허등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범국가 차원에서 특허정보를 수집·분석서비스할 전문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며 “정부 출연연과 중소기업·개인의 미국 특허출원을 장려하고 첨단분야의 해외 특허출원 동향을 주시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