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는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민원 서류를 직접 발급받을 수 있는 인터넷 민원발급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민원인이 관련 공공기관을 찾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서류를 받을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지난 2월초부터 2달간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후 4월 1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약 6개월간 인터넷 민원 발급 현황은 2만건 정도였다. 전체 해당 민원 처리 가운데 8%에 해당한다. 아직까지는 홍보가 덜 이뤄져 이용률이 낮지만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시스템은 현재 토지이용계획확인원, 개별공시지가확인원, 지적도등본, 토지대장, 건축물관리대장,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 공장등록증명 등 7개 민원 서류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국내에서도 몇몇 기관에서만 실시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선 유례를 찾기 어렵다. 그 가운데서도 강남구가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IT 1번지’라고 불리는 강남구의 인프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인터넷 민원 발급 시스템이 아무리 편리해도 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뿐이다. 다른 사람이 자신과 관련된 서류를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역할을 전자서명이 담당한다. 특히 지방세세목별과세증명과 공장등록증명은 법적으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인인증을 이용한 전자서명이 필수적이다.
인감도장과 신분증의 역할을 모두 하는 공인인증은 민원인이 가까운 은행이나 우체국, 또는 공인인증기관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민원인은 강남구 홈페이지(http://www.gangnam.go.kr)에 접속해 로그인한 후 공인인증을 통한 본인 확인을 하고 수수료를 결제하면 민원 서류가 출력된다.
과거에는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던 일이 단 몇 분에 끝나는 것이다. 수수료도 신용카드는 물론 이동전화나 유선전화 요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또 모든 공인인증기관의 공인인증을 사용할 수 있다. 복사 방지를 위한 방지장치나 원본 확인을 위한 워터마킹 솔루션도 갖추고 있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강남구청 김남학 주임은 “민원인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이용 가능한 민원 서류의 폭을 넓히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단 이용 가능한 민원 서류의 종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해당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의 승인이 필요한데 아직 이에 대한 협조가 미진한 상황이다. 또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해상도 600dpi 이상의 컬러프린터가 필요한 점도 보급을 늦추는 이유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