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네트워크·통신장비 벤처기업들 속속 국산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온 핵심 네트워크·통신장비들이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성장기였던 지난 2000년에 설립된 레텍커뮤니케이션즈·제너시스템즈·파이오링크·라오넷·텔코웨어 등 벤처기업들은 대용량 광전송장비와 소프트스위치·L4스위치·MPLS라우터·이동통신용 HLR(Home Location Register)시스템 등을 잇따라 상용화, 내수공략은 물론 수출까지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네트워크시장의 위축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견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벤처기업들의 잇따른 성과는 수입대체는 물론 국산 네트워크장비를 수출전략상품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관련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네트워크 벤처기업인 레텍커뮤니케이션즈(대표 임대희)는 머큐리와 공동으로 40채널급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 )장비 ‘타키온’을 출시, 주목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KT로부터 장비공급 적합업체로 선정돼 시장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DWDM장비 시장은 루슨트와 노텔, 시에나 등 해외 장비업체들이 국내시장을 완전 장악해왔으나 레텍이 상용화 제품개발 및 KT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시장판도가 국산 대 외산 구도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너시스템즈(대표 강용구·김우종)는 차세대 네트워크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VoIP기능을 갖춘 소프트스위치를 개발해 국내외 NGN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는 드물게 국내외 대기업들로부터 소프트스위치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스코와 업무제휴를 맺고 해외시장 진출까지 추진하고 있다. 또 LG전자와는 컨소시엄을 구성, KT의 소프트스위치 공동개발업체 선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NGN시장에 중소 벤처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4스위치 전문업체인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는 최근 L4스위치 제품군인 ‘핑크박스 시리즈’를 내놓고 노텔과 시스코, 파운드리 등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외산 장비업체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L4스위치는 효율적인 트래픽 관리와 서비스 품질향상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파이오링크는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돼 외산 장비업체를 제치고 금융권과 유통업체에 잇따라 장비를 공급하며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성가를 높이고 있다.

 라우터 전문업체인 라오넷(대표 전우직)도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차세대 IP네트워크의 핵심장비로 주목받는 MPLS기능의 5기가비트 에지라우터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 제품의 기능을 크게 높인 10기가비트급 MPLS라우터를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동통신용 코어시스템 전문 개발업체 텔코웨어(대표 금한태)는 루슨트 등 외산 장비업체가 공급해온 HLR시스템을 국산화해 SK텔레콤에 공급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비동기방식과 동기방식의 호환이 가능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용 듀얼스택(Dual Stack) HLR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또 이 제품개발을 기반으로 이동통신사업자용 NGN 코어장비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