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수급문제가 전체 통신주 주가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25일로 예정된 미국 예탁증서(ADR) 발행을 앞두고 SK텔레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통신주 전반의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거세지며 실적 발표일 이후 주가가 15%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지난 5일부터 무려 거래일수 기준으로 13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세로 일관하며 98만주 가량을 팔아치웠다.
이러한 SK텔레콤 주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종목은 KTF로 지난 11일부터 9일 동안 외국인들은 61만주를 순매도했다. 하나로통신이 3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며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살아나고 있긴 하지만 통신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로 주가는 횡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통신주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SK텔레콤의 주가하락 원인을 ADR 발행을 고려한 외국인들의 의도적인 ‘주가 낮추기’로 보고 있다. ADR 발행의 기준가가 되는 국내 원주식의 가격을 하락시켜 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입하기 위해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환율하락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가입자 증가세를 통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최근의 주가하락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통신주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월드컴의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달 26일 이후 5일 동안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졌고 주가 역시 강세를 시현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ADR 발행 기준 가격은 국내 원주의 25일 종가며 이를 기준으로 할인 또는 할증 조건들이 결정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의도적으로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ADR가 발행되는 25일 이후에는 SK텔레콤의 주가가 회복되며 여타 통신주도 SK텔레콤 수급의 ‘족쇄’에서 풀려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K그룹의 SK텔레콤 주식(650만주) ADR 발행이 실패하거나 예상보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될 경우 물량 소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주가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의도적인 주가하락이 이뤄진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주가의 복원과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진영완 한화증권 연구원은 “ADR 기준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주가하락이, 그 이후에는 주가상승이 예상돼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된다”며 “다만 통신업종 전반의 하반기 전망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