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를 대상으로 ‘GM대우오토앤드테크놀로지’ 협력사 선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GM-대우자동차 합작사인 GM대우오토가 출범하는 오는 9월 무렵이면 기존 대우차 협력사들의 무더기 탈락과 신규 등재의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GM이 이번 실사에서 협력사 선정의 조건으로 국제적인 기술력 인증과 글로벌 소싱이 가능한 정보화 환경 구축여부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협력업체와 신규 협력사 등재를 노리는 업체간 치열한 기술 및 정보화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GM은 이미 지난해 대우차 인수를 위한 대규모 실사작업 속에 협력업체 생산기술 현황 및 정보화 환경에 대한 조사를 포함시켜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대우차 1차 협력사 300여개 등 총 1000여개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현황파악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실사는 특히 국내 전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 GM이 한국을 아시아시장 공략의 전략기지 및 글로벌 부품소싱 핵심 파트너로 활용하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GM은 부품업체들에 Q(Quality·품질), S(AS·사후 품질관리 및 보증), T(Technology·기술), P(Price·가격) 등 자사의 4가지 핵심 경영전략에 맞출 수 있는가의 여부를 집중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술력과 품질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도로 이달 초 시행된 제조물책임(PL)법과 세계시장을 상대로한 글로벌 소싱능력을 염두에둔 포석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GM 조사단의 방문을 받은 한 부품업체 사장은 “자동차 빅3가 규정한 품질인증제인 ‘QS 9000’을 반드시 확보할 것과 GM 글로벌 소싱 창구인 코비슨트(빅3가 만든 e마켓플레이스) 회원으로 가입할 것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도 “생산시스템과 전사적자원관리(ERP) 여부를 조사해갔다”면서 “자신들의 해외공장과 디자인, 생산계획, 재고 등의 정보공유를 원활히 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타진했다”고 밝혔다.
부품업계는 “앞으로 GM오토가 출범하면 기존 대우차와의 다년간 거래실적만으로 협력사로 선정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부품업계에도 생산에서 납기에 이르는 전공정의 시스템화와 인프라가 요구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