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게놈 인프라 구축 내년 착수

 유전체·단백질의 구조 및 기능 등 포스트게놈 연구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대단위 생명공학 인프라가 구축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계적인 바이오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내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총 93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포스트게놈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생명연은 세계 맞춤의약 등 첨단 바이오제품 개발 파이프라인에서 심각한 병목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취약한 인프라에 규모화·집중화 실현을 통해 바이오벤처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 클리어링서비스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생명연은 포스트게놈 연구용 핵심 장비를 바탕으로 산·학·연이 연계된 연구협력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 아래 △유전체 해석 △단백질 기능 해석 △유용 유전자원 활용 △산업화 등 4대 분야에 걸쳐 내년부터 2005년까지 연간 200억∼290억원씩 총 930억원이 투입되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생명연은 유전체 정보해석 분야의 경우 종합적인 유전체 데이터 생산 및 해석이나 기능분석 능력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전자 분석 소프트웨어와 초고속 대용량 염기서열분석 장비 등을 우선적으로 갖추기로 했다. 또 BT산업 발전의 가장 핵심적 요건인 기능해석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대형 자동화 장비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유용유전자 활용을 위한 고순도 분리정제 지원 인프라와 생물 평가 활성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바이오 신약 및 신기능 후보물질의 전임상 약효와 효능을 평가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국제적인 수준의 장비도 도입할 방침이다.

 생명연의 한 관계자는 “게놈 혁명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바로 포스트게놈 연구에 달려 있다”며 “우리나라도 포스트게놈 연구를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다면 신약개발이나 유전자 치료법 연구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인간의 유전정보인 게놈을 구성하는 30억개의 염기(유전암호문자) 데이터는 대부분 밝혀졌지만 꿈의 신약과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유전암호 해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포스트게놈 연구에 전세계 연구진이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국립보건원(NIH)이 유전체기능연구를 강화하고 바이오메디컬 컴퓨팅 관련 연구기구를 설치했으며,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2006년까지 5년간 18억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 ‘FP6’ 국가간 협력사업에 나서는 등 과학기술연구 우선순위를 포스트게놈에 맞추고 있다. 독일 또한 지난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 3년간 750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테옴연구에 착수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