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장장치 세계 2위인 대만의 라이트온사가 국내 시장에 진출, 이미 일부 PC업체는 라이트온사의 DVD롬과 CDRW를 장착한 PC를 출하하기 시작했으며 타 PC업체들도 라이트온의 제품 구매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광저장장치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산량 기준 세계 1, 3위 광저장장치 기업인 LG전자·삼성전자 등이 버티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국내 PC업체들이 외산 제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트온은 지난 5월 말 성주무역(대표 박종학)을 총판업체로 선정하고 그동안 국내 PC업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OEM 영업에 착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이퍼컴퓨터는 지난 6월 말부터 총 5000여대의 DVD롬, CDRW를 성주무역을 통해 구매했으며 현주컴퓨터도 지난달부터 수출물량, 일부 홈쇼핑 제품 등에 장착하는 광저장장치용으로 총 8000여대의 광저장장치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무역의 박종학 사장은 “6, 7월 두 달 동안 1만5000여대의 DVD롬과 CDRW, 4000여대의 CD롬 등 총 1만9000대를 국내 PC업체에 공급했다”며 “곧 서비스 체계를 갖출 계획이며 8월부터는 40배속 CDRW 제품까지 국내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이퍼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라이트온 제품이 품질면으로 국내 업체들과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공급 가격이 국내 업체에 비해 10% 이상 저렴하다”며 “이러한 가격 격차가 유지된다면 라이트온 제품을 계속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우선 32배속 CDRW, 저속 DVD롬 드라이브 제품의 유통 가격을 2만원 가까이 내리는 한편 기술지원이나 AS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LG전자의 신병균 DS한국영업 팀장은 “라이트온 제품이 유통시장에서는 그다지 가격 이점이 없지만 PC업체에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이라며 “좀더 상황을 지켜본 후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측도 “현재 시장상황을 파악중”이라며 “수입업체의 경우 AS나 기술지원이 취약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광저장장치 시장은 LG전자·삼성전자 등이 전체 시장의 95%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