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리애 발텍컨설팅 코리아 상무
변화관리의 개념이 90년대 초반에 국내에 도입된 이후로 기업의 구조조정, 신규사업 진출, 합병, IT 도입 등 내외부 환경 변화에 의한 다양한 변화관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ERP·CRM·SCM·KM 등 기업의 경영혁신을 위한 다양한 정보시스템의 도입과 관련해 이를 기업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경영정보학회가 발표한 지식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식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의 과반수 이상이 전사차원의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우리금융·한국타이어·포스코 등과 같은 대규모 기업의 다수가 변화관리팀과 같은 독립적인 형태로 변화관리조직을 운영하거나 경영기획기능의 하부기능으로 변화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변화관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십억원 내지 수백억원을 들여 도입한 ERP·CRM 등의 대규모 정보시스템이 내부 사용자의 반발과 이해부족, 기존 조직 및 업무 프로세스 고수 등으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면서 이러한 정보시스템을 기업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변화관리의 과정이 절실해졌음을 반영한다.
변화관리는 기업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 줄까. 변화관리는 조직구성원의 변화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킴으로써 조직구성원의 새로운 기업모델에 대한 적응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관리의 주체는 왜 기업이 ERP와 CRM을 도입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기업의 새로운 비전은 무엇이며 이러한 비전달성을 위해서 조직구성원 각각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 이에 따라 조직구성원의 변화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키고 새로운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및 역할에 대한 조직구성원의 적응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변화관리는 변화에 대한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변화가 모두에게 유리하지는 않다. 기업의 변화가 일부 또는 대다수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 또 변화가 조직구성원에게 불리하지 않더라도 변화의 목적과 방향이 정확하게 조직구성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조직구성원의 막연한 반발심을 초래할 수 있다. 변화관리는 변화의 당위성과 변화의 모습을 조직구성원에게 정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조직의 혁신에 무관심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을 조직혁신의 참여자로 이끌 수 있다.
그러면 변화관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변화관리의 주체는 변화대상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돼야 한다. 변화관리팀을 별도의 조직으로 구성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최고경영자의 과감한 권한위임과 강력한 의지 없이는 변화노력이 저항세력에 부딛치게 되고 개혁을 지속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둘째, 조직의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 변화되는 상황에 맞게 조직구조와 조직문화가 변경돼야 하며, 성과평가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지식경영을 도입했는데도 조직이 계층구조로 이뤄져 있다면 지식경영 도입의 효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ERP가 잘 구축돼 있다 하더라도 현업담당자에 대한 ERP 활용교육이 부족해 사용방법을 모른다면 ERP는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 지속적인 변화노력과 변화된 방식에 대한 제도화가 필요하다.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변화의 노력이 기업의 문화에 지속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5∼10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단기간 동안의 성과로 변화의 노력을 중단하면 기존 관습에 익숙한 저항세력들이 조직을 주도해 변화의 추진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변화된 모습을 조직의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변화 프로그램 도입과 변화된 방식에 대한 제도화가 필수적이다. BPR를 통해 업무프로세스가 변경되게 되면 변경된 업무프로세스를 업무지침으로 명문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뀐 업무프로세스는 모호하게 되고 결국 조직구성원의 대다수에게 익숙한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이 제도화를 통해 새로운 업무방식과 기업문화를 기업내의 규범으로 뿌리내리게 되면 변화의 압력이 느슨해지더라도 변화된 방식이 쉽게 퇴화되지는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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