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단계 산업기술지도 완성

 산업자원부가 앞으로 10년간 산업기술의 변화상을 예측한 산업기술지도(로드맵)를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로드맵은 세계시장에서 성장성과 우리의 경쟁가능성을 고려해 컴퓨터 기술과 멀티미디어, 의료공학, 선박, 생리활성 정밀화학, 추진장치 등 6대 산업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에서 1년간 작업 및 검증을 거쳐 완성한 것이다. 로드맵은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R&D 투자의 효율적인 배분 등에 절대 필요해 관련업계들에는 미래패러다임을 예측하는데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정부와 민간이 공유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이번에 발표한 로드맵에 따르면 컴퓨터 분야에선 손바닥만한 무선컴퓨터가 2003년을 전후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또 2006년 이후에는 약 1인치 크기의 소형컴퓨터가 등장하고 2012년 이후에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를 맞아 컴퓨터 손톱만한 크기의 컴퓨터로 언제 어디서든지 400Mbps의 무선LAN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이다.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는 영상 음성인식이 가능한 웹 패드와 스마트폰, PDA 등이 번성하고 2012년에는 착용가능한 PC와 3차원을 실현하는 TV, 사람의 오감을 인식하는 컴퓨터시스템 등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의료공학 분야에서는 다채널 디지털방식의 MRI를 비롯, 스캔속도가 1초짜리인 고속 체적 측정용 CT 등이 개발되고 2011년께에는 유전자치료기와 결합된 MRI와 0.3초의 스캔속도를 갖춘 CT 등 영상기기가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보화와 세계화에 따른 급격한 산업변화에 직면한 우리가 불확실한 미래에 보다 유연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같은 로드맵 작성은 절대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로드맵은 지난해 발표된 1단계에 이어 2단계로 나온 것이다.

 원래 로드맵은 기술 계획을 수립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는 그동안 기업내부에서 주로 활용돼왔으나 지난 92년 미국 반도체협회가 로드맵 작성에 나서면서 산업차원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위기를 맞고 있던 미국 반도체 업계는 로드맵을 토대로 세마테크(SEMATECH)라는 컴소시엄을 형성, 연구개발을 추진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국 정부까지 나서 민간과 공동으로 로드맵 작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신기술 산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과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로드맵이 없다면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기업은 기업대로 주력제품의 선정과 수요,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기술적 대안마련과 함께 적합한 대안에 대한 실천계획을 구체화해 나가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산업계 연구계 대학 등 로드맵의 참여주체를 최대한 넓혀 나가고 기업간이나 기업 대학연구소간의 공동연구와 협력이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작성된 로드맵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수정해 로드맵은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로드맵이 유관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