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미국발 악재를 이겨내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가 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들어 미 증시 불안, 환율 문제 등 외부 악재와 양호한 국내 기업 펀더멘털 사이에 팽팽한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소위 ‘널뛰기 장세’가 연출되는 등 불안한 장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시장의 하락에도 불구, 국내 증시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미국 기업의 회계 조작, 주요 기술주들의 실적전망 하향 그리고 무역수지 적자로 인한 달러화 약세로 미 증시가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증시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거래소시장은 전일 다우지수가 사상 두번째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며 750선을 단숨에 돌파하는 초강세로 출발했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오름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종합주가지수는 2.79포인트 상승에 그친 724.20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시장도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상승 반전에 성공했으나 미 증시 급등을 단순히 기술적 반등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며 주가 상승폭이 0.71포인트에 머문 60.25로 장을 마쳤다.
이날 개인은 양시장에서 1215억원의 순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며 기관도 코스닥에서는 109억원어치를 팔았지만 거래소에서는 23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무려 8일째 순매도 공세를 지속하며 이날 양시장에서 152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시 수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여전히 국내 증시의 견조한 펀더멘털보다는 미국 등 해외 시장의 동향에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국내 증시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미 증시 급락으로 미국 펀드의 환매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매도 시그널을 나타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감안했을 때도 과거에 비하면 큰 폭의 매도 규모는 아니어서 외국인이 아직까지는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미 증시를 짓눌러 왔던 요인 중 하나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주로 일단락된다는 점도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매수 가능성과 이로 인한 국내 증시 반등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가 미국의 회계부정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상반기 기업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회복의 지연으로 국내 경기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은 해외발 악재를 버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왔다”며 “하지만 최근 달러화 약세로 인한 수출 채산성 감소가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순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며 차별화 가능성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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