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솔루션의 대표주자인 안철수연구소의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그 간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안연구소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120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작년 동기 매출 121억원, 영업이익 48억원과 비교해 볼 때 다소 저조한 영업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이익면에서는 지난해 63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올해는 8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0년대 후반 30억원대의 매출에서 시작해 99년 90억원, 2000년 130억원, 작년 25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 실적은 외형 성장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회사측은 “올 상반기 매출이 다소 정체되고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은 일시적인 영업환경 악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선 지난해 상반기중에 이뤄진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단속이 매출 상승세를 견인했다면 올해는 단속이 상시체제로 바뀌면서 매출도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또 시스템통합(SI) 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며 관련분야인 보안 컨설팅과 기업용 보안 솔루션 판매가 저조해 상반기 성장에 걸림돌이 된 것도 영업실적 악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올해 경상이익이 적자로 반전되며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것은 지난해 인수한 한시큐어가 코코넛을 합병하며 투자한 금액을 올해 상반기 실적에 전부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회사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안연구소가 현재 성장 과도기에 놓여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보안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높은 외형 성장과 수익을 창출했지만 최근 경쟁업체가 난립하며 수익성은 감소하고 시장의 침체로 제살깎기식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형적인 성장을 위한 종합 보안업체로의 변신 과정에서 타회사를 인수하며 연구개발인력이 늘어난 데 반해 신규 사업 부문의 성장이 더딘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회사측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 전자금융거래표준약관의 제정에 따른 특수를 활용, 금융권 보안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기업용 시장에서도 통합 클라이언트 보안 솔루션을 선보여 기업용 V3 시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목표치인 400억원대의 매출은 힘들겠지만 꾸준한 외형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회사측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용 보안 솔루션 시장과 신규 사업 분야에 대한 매출이 실제 반영되는 시기가 앞당겨져야 한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미래에셋증권 송인애 선임연구원-성장성 불투명…적정주가 2만5000원선
안철수연구소는 올 상반기에 V3 제품의 신규 매출 감소, 해외 수출 및 서버용 제품 비중 확대 지연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정체하였으나 종업원수의 증가로 인건비 및 판관비 부담이 증가해 수익성이 하락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75억원으로 지난해과 비슷한 규모며 한시큐어 지분 일시 상각으로 경상이익은 53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국내 보안업체 대표 주자로서의 역할이 기대됐으나 현재 사업영역 확장 단계에서 과도기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현실은 국내 보안시장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업체수는 외형 성장의 한계와 마진율 하락으로 직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을 추진하였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감안한 안철수연구소의 적정주가는 2만5000원선으로 투자의견은 중립이다.
최근의 낙폭을 고려하더라도 매출액 성장성이 불확실한 국내 보안업체간의 상대 비교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증권 송인애 선임연구원 iasong@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