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 1위를 고수하기 위해 ‘포스트 5세대’ 설비투자를 물밑에서 추진중인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6세대 라인 기판 규격으로 ‘1370×1670㎜’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의 6세대 주력 생산모델에 대한 구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 7월 24일자 1, 3면 참조
삼성전자 이윤우 디바이스네트워크솔루션 총괄사장이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EDF 2002’에서 6세대 규격으로 제시한 바 있는 ‘1370×1670㎜’ 규격은 기판(마더글라스)당 TV용 30인치 패널은 6개, 모니터용 19인치는 16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현 5세대(1100×1250㎜)에 비해 30인치는 100%, 19인치는 77% 정도 생산성이 높다.
따라서, 삼성전이 2004년께 가동할 예정인 6세대 라인 구성을 30인치 전후의 TV용에 맞출지, 아니면 19인치 중심의 모니터용에 맞출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19인치쪽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즉, 현재 진행중인 5세대 라인이 17인치에 타깃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6세대는 19인치가 더 유력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실제 17인치 LCD 패널 표준화에 성공, 현재 이 시장을 석권한 여세를 몰아 모니터용 LCD 차기 대권주자로 19인치를 적극 프로모션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측도 “범용 모니터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른 17인치 후속으로 하반기부터 19인치 시장진입을 위한 전략 및 전술 수립에 들어갔다”고 인정한다.
삼성이 밀고 있는 ‘1370×1670㎜’ 규격이 TV용보다는 모니터용에 더 비중을 둔 것으로 관측되는 또 하나의 근거는 TV용 LCD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 샤프의 움직임. 샤프는 최근 포스트 5세대 기판 규격으로 ‘1500×1800㎜’를 잠정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의 이같은 전략은 30인치대 TV용 대형 패널에 특화된 것으로, 삼성이 제시한 규격에 비하면 생산성이 월등히 높다. 이에 따라 샤프측은 이 규격을 자칭 7세대로 분류한다. 결국 삼성이 6세대 라인 구상을 TV쪽에 겨냥한다면 기판 크기에 따라 생산성과 경쟁력이 달라지는 LCD업종 특성상, 적어도 샤프 규격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키워야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삼성이 5세대 규격으로 LG필립스(1000×1200㎜)보다 큰 ‘1100×1250㎜’를 채택한 것이 17인치를 표준으로 밀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점에서 ‘1370×1670㎜’는 19인치 시장을 열기위한 포석일 것”이라며 “따라서 삼성이 제시한 규격은 6세대라기보다는 5.5세대이며, 앞으로 TFT LCD 라인의 ‘세대구분’은 의미가 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세계 최대 TFT LCD 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포스트 5세대 라인의 주력 생산모델을 모니터용으로 할 것인지 TV용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LCD시장 흐름과 업계 판도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서 삼성의 포스트 5세대 투자에 대한 업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