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도로가 수백만 피서객을 태운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휴가철 교통대란이 시작된 것이다. 안전하고 빠른 피서길 운행을 위해 요즘 교통경찰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남대교 남단 사고여파로 올림픽대로 잠실방향 10㎞ 정체, 우회바람.” (주)SK의 엔트랙 관제센터에 근무하는 여정혜씨(24)는 피서객들이 빠져나가는 서울시내 수십개 도로구간을 모니터링하느라 하루종일 바쁘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 10여명은 수도권 전역의 교통정보를 엔트랙 음성서버에 실시간 입력해 고객에게 최적의 운전경로를 찾아준다. 관제센터 중앙에 걸린 대형 스크린과 수십대의 모니터에선 서울시내 도로영상, 구간별 운행속도, 지체구간 등 온갖 교통정보가 쉴새없이 쏟아진다. 흡사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센터 조정실처럼 보인다. SK는 교통정보망 구축에 500억원을 투입했는데 서울 경찰청의 교통관제 능력을 앞서는 수준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자랑한다. 하루종일 수도권 교통상황을 모니터링하다보니 이곳 직원들은 눈감고도 지역, 시간대별로 도로사정을 훤히 예측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휴가철이라 피서지까지 수월한 운전경로를 문의하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서울을 벗어나는 외곽도로 상황을 중점관리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떠나는 휴가길인데 조금이라도 덜 막히는 길로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여정혜씨는 서울을 떠나려는 차량들로 꽉 막힌 도로구간을 가리키며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근 운전정보서비스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먼 피서지로 떠나는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국내에서도 텔레매틱스 가입자층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엔트랙’은 월드컵이 끝난 지 3주만에 회원수가 두배로 늘어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여름철 텔레매틱스 신규가입자는 5만명, 연말까지 20만명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장담한다.
SK 엔트랙팀의 나경수 과장은 특히 여성 및 초보운전자가 먼 피서길에 나설 경우 첨단 텔레매틱스기술이 유용하다고 강조하면서 여름 휴가철 전국의 운전자들에게 안전운행을 당부했다.
“텔레매틱스 단말기가 있으면 낯선 도로에서 지도책을 보며 헤맬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히 사고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지요. 이번 여름휴가는 지도없이 안전하게 다녀오세요.”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