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 이른바 온라인 유통채널이 중국산 가전의 대표적인 판매채널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은 값이 싸고 품질이 나쁘다는 이미지를 감추기 위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에서는 선풍기나 냉풍기 등은 중국산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 가전을 제외하고는 전체 가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황=국내에 판매채널이 전무한 중국산 제품은 대부분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가장 큰 경쟁력인 낮은 가격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올 초에 중국의 대표 가전 브랜드인 하이얼사의 세탁기가 홈쇼핑 채널에서 방영된 후 중국산 제품의 판매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온라인 업체는 주로 PB 상품 형태로 중국산 제품을 내놓고 있다. SK디투디는 지난 4월 공기청정기에 이어 5월 냉풍기와 선풍기, 6월에는 DVD플레이어를 PB상품으로 선보였다. 특히 냉풍기는 한 달만에 6000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더 나아가 다음 달에는 중국산 홈시어터 시스템, 오디오 등도 PB상품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SK디투디 측은 “중국산 제품은 제조물책임(PL)법으로 위험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AS 등을 국내 에이전트 업체가 모두 해결해 주고 마진이 높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홈쇼핑업체도 가전제품과 관련해 중국산 PB상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홈쇼핑의 한 관계자는 “품질이 낮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좋다는 이유로 주요 홈쇼핑업체가 상품기획 부서를 중심으로 중국산 PB 제품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제조업체와 국내업체를 연결해 주는 에이전트 회사인 신일엔터프라이즈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제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중개회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고 선풍기는 90% 이상이 중국산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중국산이 싸고 품질이 낮다는 점 때문에 주로 국내 브랜드를 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망=하지만 업체에서는 싼 가격에 팔리는 소형 가전은 중국산 제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소형 가전을 제외한 냉장고·TV·에어컨 등 일반 가전 제품은 국내시장의 높은 벽을 넘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국내업체와 품질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밀릴 뿐 아니라 중국산 하면 저급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산요가 중국 하이얼 제품을 일본시장에 내놨지만 AS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형 가전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중국제품이 발 붙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