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업체들이 미국·독일 등 선진국 메이저 의료기기 업체들과 잇단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인전자·휴비딕·메디아나 등 업체들은 독일 브라운·지멘스와 미국 타이코 등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 업체들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 등의 아웃소싱을 제안받고 제품 공급에 착수했다.
특히 그간 한국 수출산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OEM 방식이 아닌 ODM 형태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들은 선진업체의 하청 생산기지 이상의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제품 가격을 제대로 받고 수출 시장에 나서는 산업계의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미국·독일 등 선진 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증거이고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의 아웃소싱 개념에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관측된다”며 의료계의 움직임을 높게 평가했다.
세인전자(대표 최태원 http://www.sein.co.kr)는 독일 브라운측의 제안으로 3년간 최소 46만대 규모에 달하는 손목형 전자혈압계 OEM 계약을 체결, 내달 1차 물량인 1만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이번 계약건은 양사가 2년 전부터 진행한 성과물”이라며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벨로칩·오실로메트릭스 등 독자적인 기술력과 품질 시스템을 인정받은 쾌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휴비딕(대표 신재현 http://www.hubidic.co.kr)은 독일 지멘스와 전자 체온계인 이마형 체온계 및 귓속형 체온계를 ODM 형태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이마형 체온계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주변 온도에 민감한 변화를 보이는 특성을 극복하는 데 성공, 세계에서 세번째로 제품 상용화를 완료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지멘스측에 샘플을 보냈는데 제품성능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고 말했다.
메디아나(대표 길문종 http://www.medina.co.kr)는 산소포화농도계 2개 모델을 미국 타이코측에 ODM 형태로 공급키로 했다. 연말까지 약 1500만달러 규모의 물량을 공급할 예정인 이 회사는 지난해 3000만달러 규모의 환자감시장치를 3년간 OEM방식으로 타이코측에 공급해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타이코가 자사 핵심기술력과 신속한 개발능력, 생산원가 절감능력을 인정함에 따라 당초 3년간의 단기적인 파트터십에서 장기적이면서도 다양한 형태로 협력 관계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메디슨(대표 이승우 http://www.medison)은 지난 98년 4월 초음파영상진단기 수출과 관련, 네덜란드 필립스와 OEM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부터는 ODM 방식으로 양측의 관계를 확대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최근 3차원 초음파영상진단기를 ODM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