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세계로

 벤처업계가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지만 튼실하게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 기업이 적지않다. 이들 벤처기업은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어 국내 벤처업계 세계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99년 7월 설립된 무선단말기 개발·제조업체인 헤드라인정보통신(대표 이상호 http://www.headline.co.kr)의 충북 음성공장은 한여름 더위에도 쉴 틈이 없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무선통신기기 전문업체 코브라에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벌써 상반기에만 750만달러어치를 수출했으며 연말까지 코브라에만 160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총매출도 상반기 1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연말까지 300억원 달성이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99년 37억원을 기록한 이래 3년 만의 성과다.

 지난 99년 6월 설립된 디지털 멀티미디어 토털솔루션 전문벤처기업 넥스필전자(대표 박생기 http://www.nexphil.com)는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80% 이상을 수출로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134억원(수출 100억원)에 육박한 수치다. 연말까지 매출은 400억∼500억원, 수출 비중도 9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8년 7월 설립된 MP3플레이어 생산 벤처기업인 디지탈웨이(대표 우중구 http://www.digitalway.co.kr)는 올해 상반기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32억원보다 68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같은 기간 판매대수는 1만대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기존 OEM방식에서 자체 브랜드로 전환, 매출은 급증했다. 이 중 70%는 수출로 이뤄냈다. 수출선도 일본(40%), 중국(20%), 유럽(20%), 미국(10%), 기타 아시아(10%)로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 이 회사는 소형 가전제품의 하반기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1.5∼2배 성장한 것을 감안해 올해 매출 5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신모델을 출시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고 지난해 선보인 자체 브랜드 ‘MPIO’가 자리잡아가고 있어 전망도 밝다.

 안광학 전문벤처기업인 미래광학(대표 김현수 http://www.charops.com)도 자동굴절·각막곡률 측정기, 자동렌즈미터, 근접시력측정기 등을 세계 50개국에 수출해 상반기 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13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제품보다 40% 이상 저렴해 목표 달성이무난할 전망이다. 물론 FDA 허가, 신기술 인정 KT마크, CE마크 및 ISO9002 인증을 획득해 안정된 품질도 인정받았다. 30명의 직원으로 지난해 96억원의 매출에 2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전자동으로 렌즈를 만들어내는 자동렌즈가공기와 환자의 눈에 가장 적합한 렌즈를 컴퓨터가 골라주는 자동식렌즈맞춤기(오토매틱 포럽터)를 국산화해 세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오는 2005년까지 안과병원용 기기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2006년 이후에는 레이저수술·라식수술 기기 등 고가제품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다산벤처 서창수 부사장은 “기술과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시련을 극복한 벤처기업들은 더 강한 생명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