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핵심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자는 데 대해 많은 임직원들이 동의했습니다. 한국은 중국 등을 겨냥해 아시아 반도체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고 대학과 연구소에 반도체 기술인력이 풍부한데다 장비·재료 등 유관기업들의 기술지원을 손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풍부한 자원(리소스)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개발할 방침입니다.”
9월 한국에 차세대 패키징 연구개발을 총괄할 ‘월드와이드 패키지 R&D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페어차일드 돈 데비앙기술담당 부사장은 ‘꼭 한국이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에 다양한 반도체 인력 인프라가 있고 리드프레임·골드범핑 등 패키지 분야에 필수적인 소재·재료·장비 연구도 활발하며 무엇보다 정부와 산·학·연이 차세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은 인프라가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데비앙 부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나노미터급 미세공정화에 대응한 패키지 분야의 선행기술을 개발, 전세계 6개국 9개 생산라인에 기술이전을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각 사업장을 총괄하는 상위개념의 선행기술연구센터가 되는 것이다.
중점 개발분야는 차세대 패키지 디자인과 소재 개발. 다기능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시스템인패키지(SiP), 칩의 크기와 일치하는 초소형의 칩스케일패키지(CSP) 등 다양한 기술접근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나노급 미세회로공정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재나 특성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처럼 선도(에지)기술을 개발하는 일인만큼 조직운영도 다르게 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에 평생을 걸겠다는 각오로 최고기술자인 펠로(fellow)를 목표로 하는 전방위 인력들만을 모으고 기술전문직제(MTS)를 도입, 혁신적인 평가시스템도 갖출 생각이다. 페어차일드 임직원 2명 외에 다음달 국내에서 8명 정도의 인력을 신규로 선발, 9월에는 센터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선행기술을 연구하기 때문에 인력의 수보다는 질 위주로 선발할 것”이라며 인선기준을 설명하는 그는 “R&D 장비구입과 인건비 등을 포함해 1차연도에 총 300만∼400만달러를 투입하고 매년 연구인력을 늘리는 등 한국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비중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