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윤상화 CIO

 ‘97년 부도, 98년 화의 그리고 99년 기업 정상화, 2001년에는 디지털경영 선도기업으로...’

 영욕의 세월 5년여를 딛고 일어선 만도에 굴뚝기업들의 관심이 드높다. 지난해 말 마련한 사옥 13층 ’디지털룸’은 만도를 벤치마킹하려는 기업들을 위한 공간. 지금까지 이곳을 다녀간 기업만 100여개사에 달한다.

 화의상태에서도 ‘314억원’이란 거금을 정보화에 쏟아분 배짱. e비즈니스 추진과정에서 야기된 수많은 시행착오를 조율하고 오늘의 만도를 있게 한 최대공신은 바로 기획실장 겸 CIO 윤상화 전무(51)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IT를 능동적으로 기업경영에 활용함으로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윤 전무가 말하는 만도의 디지털 경영 추진배경은 간단명료하다.

 만도는 그의 진두지휘하에 지난 95년 이후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제품정보관리(PLM), 공급망계획(SCP), 제조실행시스템(MES), 인적자원관리시스템(HRM), 지식경영시스템(KMS) 등을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잇따라 구축한다. 특히 ERP는 굴지의 대기업들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렵다는 시스템. 연 매출 1조원대 만도가 본사와 전국 공장·연구소에 ERP를 성공적으로 가동시켜 화제가 된 것이다.

 고민도 없지 않았다. 굵직굵직한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직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프로젝트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가 생각한 것이 바로 ’변화관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기업혁신은 무엇보다 사람과 조직의 ‘변화관리’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합니다. 따라서 변화관리시스템(CMS)를 별도로 도입하고 총 1년 반이란 시간을 투입해 직원들에게 교육시켰습니다. 직원들이 점차 변화에 적응하면서 우리의 ‘제1단계 디지털 경영체제’는 완성됐습니다”

 이런 그의 노력에 힘입어 만도는 지난해 정보통신부의 기업정보화 대상, 올해 산자부 디지털 경영 대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지난 2월에는 IT업체가 아닌 제조업체로 유일하게 ‘e비즈니스 월드 2002’에 초청받기도 했다.

 외형적으로도 지난 97년 한라그룹 지급보증으로 위기에 몰린지 불과 3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완성차 빅3에 부품을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가 된 것도 디지털 환경으로 탈바꿈한데 기인한 바 크다는 평가다.

 77년 현대양행(한국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19년간을 만도(구 만도기계)에서 생산, 경영관리 및 지원 구매, 기획 등을 거친 정통 만도맨이다. 올 3월 디지털 경쟁력 향상대회 공로상을 수상했다.

 “올해부터 제2단계 디지털 경영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만도의 끊임없는 변화를 지켜봐주십시요” 그의 정보화 열의가 디지털 만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