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전자산업 경기전망에 파란불이 켜졌다.
산자부가 국내 주요 전자업체 93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전자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업체가 수출은 물론 내수·생산·수입·투자·경영여건 등 모든 수급상황이 전년동기는 물론 올 상반기보다도 훨씬 좋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이에 따라 전자산업이 올들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체들이 내다본 수급 전망=조사 결과 대다수의 업체(74%)는 하반기 전자산업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업체가 국산 제품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 제고(29%)와 수출시장의 다변화(28%), 세계경기 회복(24%) 등을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또 대부분(69%)이 내수시장의 확대를 예상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기대감(44%)과 신제품의 시장확대(34%), 월드컵 특수(15%) 등을 내수확대의 3대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조사대상 업체의 69%는 경기회복에 따른 내수증가(33%)를 비롯해 수출증가(32%),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로 인한 국제경쟁력 강화(19%) 등의 증가 요인으로 인해 생산이 상반기의 회복세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생산원가 부담과 환율의 불안정으로 인한 환차손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경영여건을 묻는 질문에 대다수 업체(74%)가 수출증가(26%), 내수증가(24%), 원가절감(19%),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인한 경쟁력 확보(18%) 등의 이유로 하반기에 채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업체(13%)는 가격경쟁력 심화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우려했다.
과반수 이상의 업체(54%)가 수출 및 내수를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투자계획 역시 전년 동기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과잉설비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투자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답변(23%)도 적지 않았다.
◇분야별 전자산업 수급전망=올 하반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전자산업의 최대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다. 미국의 전자산업은 전반적인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에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IT경기 회복은 내년 초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대외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자산업은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33.5% 증가하는 것을 비롯해 내수(22.6%), 생산(32.2%), 수입(28.6%) 등 모든 수급전망이 매우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정용 기기의 경우 기업들의 공격적인 해외시장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3.9% 증가한 57억달러에 이르고 수입 역시 일본·중국으로부터 컬러TV·비디오카메라 등 영상기기 제품의 수입 증가로 20.1% 늘어난 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와 생산도 각각 전년 동기대비 13.7% 증가한 3조6000억원과 19.8% 증가한 9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컴퓨터·모니터·휴대형전화기 등 산업용 기기의 경우 계절적 수요와 미국기업의 PC 교체에 따른 대체수요 증가로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0.9% 증가한 135억달러에 이르고, 수입도 65억달러로 6.0% 증가한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는 본격적인 cdma2000 1x 서비스와 PDA 등 새로운 모바일 디지털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한 13조8000억원에 이르고 생산 또한 정보통신 제품의 내수 및 수출 확대로 11.7% 증가한 2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전자부품 수출은 TFT LCD, CRT 등 주력 수출품목의 지속적인 호조로 전년 동기대비 15.0% 증가한 28억달러에 이르고 수입 역시 3.3% 증가해 2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의 경우 세트와 완제품의 경기활성화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한 5조5000억원에 이르고 생산도 6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반도체의 경우 PC 교체시기 도래와 PC당 메모리 장착율 증가 등으로 수요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수출이 무려 97.9% 증가, 1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수입도 반도체 장비업체 및 통신관련 품목의 내수 증가로 55.5% 늘어난 1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와 생산도 컴퓨터 등 IT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65.2% 증가한 18조4000억원과 102.8% 증가한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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