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두 스카이라이프 사장이 26일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본지 7월 27일자 1면 참조
강 사장은 국내 최초의 디지털 위성방송이 성공리에 출범하고 안정적 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해 경영 전문가에 자리를 비켜줄 때라고 생각해 사퇴한다고 밝혀 자진사퇴하는 형식을 띠었다.
하지만 강 사장의 사퇴에 대해 방송업계나 내부에서는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불명예 퇴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개국이후 강 사장이 언급한 대로 안정적 체제를 갖추기보다는 채널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의혹 제기, 내부자료 유출, 사내 e메일 감청, 가입자 감소 및 해지율 증가 등 수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영부실에서부터 사내갈등까지 조용한 날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경영진은 주주사뿐 아니라 사내 직원들에게까지 불신의 벽을 키워왔다.
급기야 주주사들은 스카이라이프 개국 4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미국 ADL사에 경영진단을 맡겼으며, 강 사장이 사퇴를 표명한 26일 이에 대한 결과를 보고 받았다. ADL사는 경영진단의 결과로 교수 출신 강 사장의 경영한계와 방송산업의 외부 여건의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점을 스카이라이프 위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가 강 사장의 사퇴를 받아들이고 경영진이 곧 물갈이 된다면, 스카이라이프는 이제 그동안 내·외부적으로 지적해온 경영진에 대한 문제점이 해결될 기회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스카이라이프 이사회는 7월 30일 임시이사회를 소집, 강 사장의 사퇴 수락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신임사장 체제는 9월 중순에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때까지 KT 출신의 박학송 부사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가게 된다.
한편 스카이라이프측은 “개국 이후 앞으로 데이터방송 시행 등 신규사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자본확보와 영업집중·대리점관리 등 마케팅 강화, 위성방송을 둘러싼 방송사업자간의 갈등해소 등을 풀어나갈 전문 경영인이 새로운 사장으로 영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