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유통전략 `손질` 나섰다

 오는 8월부터 양대 가전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리점과 리빙프라자·하이프라자 등 전속점 영업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양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대형 양판점에 비해 제품 출고가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다는 전속점 및 대리점들의 불만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저가격을 무기로 날로 세력을 확장해가는 전문 유통업체와의 싸움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돼 국내 가전유통 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는 최근 가전유통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 전략체계에 전반적인 변화를 주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LG전자도 전속점 강화 전략을 마련, 8월부터 이를 적용키로 해 국내 가전유통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속점 강화 전략으로 △점포 확대시 지원금 확대 △마진폭 확대 등 측면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매장 면적을 확대하고 고급 디지털 첨단제품 전시를 강화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유발하고 매출증대까지 꾀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70여평 수준이었던 대형 매장의 규모도 연말까지 100평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또한 연말까지 삼성전자 전속매장의 평균 면적을 지금보다 20% 정도 확대한 50평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전국 250여개인 리빙프라자 점포수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9월 1일부터 독일 SAP사의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이용한 유통관련 시스템 전산화를 완료, 적용한다.

 LG전자도 대리점과 하이프라자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 8월부터 적용키로 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전속점의 판매역량 강화와 이익증대 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마련했다.

 LG는 전속점의 역량강화를 위해 ‘판매사’제도와 이들에 대한 인증제도를 동시에 도입, 고객과 직접적으로 접하는 직원에 대한 교육을 강화, 판매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대리점의 이익증대를 위해 채널별로 제품 및 가격을 차별화하고 대리점에 전용제품을 많이 공급, 대리점 가격경쟁력을 높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가전 유통시장의 예를 살펴보면 가전 메이커간 과당경쟁 결과 가격정책을 유통업체가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메이커는 저가정책으로 수익성 악화는 물론 신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도 못해 제품경쟁력이 하락함으로써 산업 전체의 위기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