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HP는 29일 싱가포르에서 스토리지 전략 발표회 ‘ENSA@웍스 2002’를 개최했다. 통합조직 출범 이후 처음 아태 국가를 대상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31일까지 계속된다. 행사 첫날 닐 클래퍼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HP의 스토리지 전략은 가상화 기술에 기반한 유틸리티 컴퓨팅 구현으로 요략할 수 있습니다.”
29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ENSA(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스토지리 아키텍처)@웍스 2002’에서 HP 아태지역 스토리지 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닐 클래퍼 부사장은 “통합 이전 양사의 제품군을 바탕으로 HP는 완벽한 스토리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스토리지 빌링 블록 전략을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HP는 궁극적으로 기업에 비즈니스 속도감(벨렉티브)을 제공하기 위해 유틸리티 컴퓨팅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가상화 아키텍처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P는 그동안 서버분야에서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컴퓨팅’을 주력 상품으로 강조해왔지만 스토리지 분야에서 유틸리티 컴퓨팅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HP가 유틸리티 컴퓨팅을 스토리지 사업의 최전선에 내놓은 것은 스토리지가 기업 IT자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데 따른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클래퍼 부사장은 “기업이 지출하는 IT예산의 60%가 스토리지에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스토리지는 기업 IT 인프라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토리지 자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스토리지 자원의 관리문제에 봉착하게 되며 HP의 유틸리티 컴퓨팅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
유틸리티 컴퓨팅에 대한 HP의 비전은 결국 가상화 기술로 이어진다. HP가 가상화에 기초한 구 컴팩의 ENSA를 스토리지의 핵심 아키텍처로 확정한 것이 이같은 정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HP는 이를 통해 스토리지 자원이 기업의 특정한 공간, 혹은 외부 어디에 위치해 있든간에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고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 때 유틸리티 컴퓨팅의 효과는 배가된다는 주장이다. HP가 구 컴팩의 스토리지 소프트웨어인 ‘SRM’을 통합한 ‘오픈뷰’ 사업을 지금보다 한 차원 더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HP가 유틸리티 컴퓨팅, 가상화 기술, 오픈뷰 솔루션 등을 통합한 스토리지 마케팅에 주력할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구 HP가 글로벌 차원에서 가동해온 ‘에너자이저 프로젝트’는 통합조직에서도 비즈니스 연속성 측면에서 컨설팅, 서버통합·스토리지 통합 마케팅과 맞물려 핵심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HP가 발표한 스토리지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구 HP의 OEM 정책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히타치로부터 공급받던 하이엔드 제품이나 스토리지텍으로부터 공급받았던 테이프 제품은 더 이상 취급하지 않는다. 테이프의 경우 오히려 구 컴팩이 퀀텀으로 공급받고 있는 ESL을 채택키로 했다. 단 드라이브에서는 양사의 요소기술인 LTO와 SLTO를 모두 적용한다.
이에 따라 HP는 엔터프라이즈급 제품의 경우 구 HP의 XP 시리즈와 구 컴팩의 EVA 시리즈를 함께 제공키로 했으며 중형급(미드레인지급)에서도 구 HP의 VA시리즈와 컴팩의 EVA를 함께 가져가되 향후 1년∼1년 반 이내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 EVA로 통합할 계획이다. 엔터프라이즈급 제품에 주로 채용돼온 가상화 기술을 중형급 제품에 확대적용한 신제품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EANS@웍스는 원래 구 컴팩이 개최해온 스토리지 행사였는데 컴팩 EANS가 통합조직의 핵심 아키텍처로 채택됨에 따라 HP가 스토리지 전략을 공식 발표하는 행사로 확대됐다.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에는 일본을 제외한 아태지역 국가에서 총 300여명의 업계 고객사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한샘, SBS, MBC, 코오롱정보통신, 영우디지털의 관계자 30여명이 참가했다.
<싱가포르=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