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대덕 IT포럼>지상중계

 제4회 ‘대덕 IT포럼’이 중국 다롄 성해 엑스포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대전시 지부(KOSADC·지부장 김풍민 이머시스 사장), 중국 다롄소프트웨어산업협회(이사장 첸충) 그리고 본사가 ‘한·중 IT포럼’ 행사의 일환으로 가진 이번 포럼은 양국의 정보교류와 기술의 흐름 및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중 IT분야 협력 방안,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인력양성·시장개척 등 총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이번 포럼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중국 IT산업 발전현황과 추세-후쿤산 중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비서장

 한국의 경우 중국 시장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갖고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특히 합작을 통한 투자와 마케팅이 적극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합작에 실패했다는 사례를 여러 차례 들었다. 그렇다고 이러한 실패를 단순히 사업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중국의 다른 속성과 문화, 진출할 방법을 깨우치는 계기가 됐기에 실패 속에 이미 성공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IT산업의 한·중 교류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한국 기업이 다롄에서 성공하면 곧 중국 전체에서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IT산업은 지난해 총매출액이 769억위안에 이르고 이 가운데 서비스 산업이 59%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수입비중은 중국 소프트웨어 총매출액 216억위안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는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가 1만개 정도 활동하고 있다. 자발적인 연구능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5700개, 판매 및 서비스 업체가 5000여개다.

 중국의 IT산업의 인력구조는 현재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보다 많지만 11개 단지를 소프트웨어로 특화시켜 국가산업기지로 지정하는 등 인력 비율을 향후 1대1이 되도록 육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오는 2005년까지 정보서비스 산업의 총매출액을 2500억위안 이상으로 잡고 있으며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에서 3%로 증가시킬 것이다.

 또 50억위안 이상 매출을 올리는 업체도 100개 이상이 되도록 할 것이며 전문인력은 총 80만명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육성되지 않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19%밖에 안되는 생산능력의 부족을 주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자금과 생존기간이 짧은 업체의 능력이 부족하고 낮은 기술력과 적은 수출규모, 지식제품에 대한 특허보호 조치의 부재 등이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국내 특허 비율은 40%밖에 안된다. 창조정신도 부족하고 해적판이 연구개발에 대한 열의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모든 기관이 해적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모든 조치를 다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도 이런 지식특허 보호에 대한 노력을 해왔듯이 중국에서 해적 제품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의 IT산업 동향 및 한중 IT분야 협력 방안-박태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평가센터소장

 한국의 IT산업 수출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7년 22.9%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4%로 확대됐고, 올해에는 29.9%에 달할 전망이다.

 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정보통신 기술개발 투자성과를 토대로 1253건의 기술이전과 총 1362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CDMA·VoIP·스마트카드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며 패킷교환 기술이나 라우터·위성통신·TFT LCD·무선통신 등의 기술도 당당히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WTO가입과 올림픽 유치에 따른 선점 전략 차원에서 선진국 기업들의 대중투자는 더욱 활발해지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중국 건당 투자규모는 96년 114만달러에서 지난해 52만달러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한국 기업의 중국시장 진출 감소는 중국 정책에 대한 정보수집의 한계, 비즈니스 관행의 차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 등 이런 저런 진입장벽을 비롯해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고 중국측의 지원환경도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현지인 인재 확보 및 교육투자를 바탕으로 선진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중국 현지 적용,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스톡옵션 등 직원 복지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이 뒤따랐다.

 특히 마케팅적인 요소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관계, 현지기업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확보된 틈새시장 공략,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등이 중국 진출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한·중 IT분야의 협력 성공을 위해서는 양국의 IT분야 대기업·중소벤처기업·대학·연구소·관련기관 등이 나서 정기 교류회, 공동 시장조사, 경영 컨설팅 협력, 기술상용화 지원, 기업 평가채널 구축, 진출방안 모색 등을 극대화해야 한다.

 정기 교류회에서는 기업·정부·연구소·대학간 특정 사안에 대한 교류회와 자문회의를 열고 IT분야의 이슈 토의 및 이슈 보고서를 작성, 양국의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이다.

 또 양국의 IT정책 및 상업적 관례나 규제요인·진입장벽을 조사하고 신기술 동향, 유망 기술보유 기업을 공동 발굴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IT기업의 양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법률·지원제도·컨설팅·세무 등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 구축과 펀딩 지원체제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한·중 협력-정스위 중국 다롄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비서장

 중국 다롄시에 조성된 특화단지인 소프트웨어 파크는 국제화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의 기술적인 개발에 보조를 맞추기보다는 제품 포장 등 외형적인 제품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소프트웨어 파크에는 50개의 관련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다롄 시내 전체에는 20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한국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들과의 협력을 위해 인력·자원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준비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는 일본의 도시바나 히타치 같이 기술과 자본 등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전에는 주로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시스템 등을 합작 개발해 왔으나 이제는 일본과의 공동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의 합작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다롄은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무역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업체들은 프로그램 개발에도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6000명 가량이다. 전문적으로 소프트웨어 인력개발만 하는 학교도 있다.

 한국과의 합작은 아직까지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다. 한국 업체와의 접촉창구가 그리 많지 않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전체 시장에 진출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중국내의 작지만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심하게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양국간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다롄 소프트웨어 파크에서는 펀딩과 파트너를 찾아주는 역할을 해주고 싶다.

 이런 문제는 어느 한곳에 국한시켜 풀어야 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소프트 개발과 정보서비스라는 것을 따로 생각하지 말고 종합적으로 서비스해야 할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곳은 기업의 국제적인 합작을 위해 만들어진 곳인 만큼 조만간 국제화가 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화단지에 있는 많은 중국 업체들은 해외 기업의 고급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합작을 원한다. 합작할 경우 기술자금이나 인력 등을 다롄시에서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다롄시의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에 관한 방향-장종환 배재대 교수

 다롄시는 과거부터 동북 3성의 관문으로 중국내 수출입 물량이 막대한 비중을 차지해 왔고 현재는 경제 개발 특구로 지정돼 외국의 첨단 산업, 특히 IT산업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개방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화 콘텐츠라는 용어는 보편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시장은 내년 이후 반도체시장을 초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오는 2005년의 게임시장 규모는 4900억달러, 반도체시장이 2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최근 들어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롄시가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전 도시에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초고속 통신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부분적으로 다롄시의 소프트웨어 전문학교 설립이나 고급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의 무협소설이나 애정소설 등의 자원을 게임산업의 비즈니스 모델로 삼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기초시설 부문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정보통신망을 갖추고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해리포터’의 경우 소설로 시작해 영화와 게임, 각종 캐릭터 사업의 총수입이 20억달러를 넘어섰다. 또 영화 ‘쉬리’는 직간접적 매출액이 1107억원, 부가가치가 337억원이나 된다. ‘쉬리’ 한편이 일반 승용차 1만1657대의 생산효과를 가져다준 셈이다.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은 인쇄, 영화, 비디오, 동영상, 게임, 음반, 신문·잡지, 방송, 광고, 캐릭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1%인 171억달러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민·관·연이 협력해 문화 콘텐츠 산업을 키우고 국민의 공감을 형성하며 수출 산업을 키워나가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다롄시가 농어민 도시체계에서 벗어나 부가소득이 높은 IT산업, 특히 디지털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려고 적극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이 분야의 기술력은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이 분야의 기술력은 한국이 지원하고 다롄시가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을 구체적으로 제공한다면 전략적인 차원의 윈윈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정부·연구소·기업체들이 연합체를 구성한다면 좋은 협력 방안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롄(중국)=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