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삼성의료원 등 주요 대형 병원이 하반기부터 의료용 스마트카드 도입에 속속 나선다. 이들 대형 병원과 산하 의료기관이 스마트카드를 쓰게 될 경우 전체 의료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연세의료원·현대아산병원·삼성의료원 등 주요 병원은 내달부터 본원과 산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잇따라 의료용 스마트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병원들이 스마트카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환자·의료 정보의 체계적인 관리가 용이한 데다 전문의료정보서비스나 신용카드·전자화폐 연계로 신규 제휴사업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대병원·현대아산병원·삼성의료원 등 3개 병원은 의료 스마트카드사업의 난제로 지적돼 온 전자처방전 규격(PDC) 표준화에 합의, 병원간 정보 호환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서울대병원은 조흥은행·몬덱스코리아·버추얼엠디 등과 공동으로 이번주부터 회원 모집에 착수, 내달부터 스마트카드 발급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의료원은 조만간 에스원과 삼성SDS 가운데 시스템구축사업자를 선정, 늦어도 9월부터는 사업에 착수하고 현대아산병원도 비슷한 시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들 병원은 또 전자처방전 표준화는 물론 △개방형 스마트카드 규격 △최소 32 급 메모리 △강력한 보안성 등을 채택키로 합의한 상태다. 연세의료원은 닥터연세(대표 김직호) 주관 아래 현재 우리병원·LG카드 등과 사업계획을 협의 중이며 내달부터 실무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과 카드 등 솔루션사업자를 비롯해 신용카드와 전자화폐업체들도 사업 수주을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형 병원의 경우 전국 산하 의료기관을 합치면 기본 발급물량이 최소 30만장 규모로 추산돼 어떤 솔루션과 전자화폐가 채택되느냐에 따라 신생 의료시장의 주도권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계열사인 에스원과 삼성SDS가 맞붙은 삼성의료원 사업자 선정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스마트카드의 사업성이나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않지만 하반기 이후 새로운 테마로 떠오를 것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병원마다 어떤 솔루션이 선정되느냐에 따라 사업자의 명암이 확연히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