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급격히 늘며 킬러서비스로 떠오른 통화연결음 선택서비스를 두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간 신경전이 첨예하다.
특히 이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인 SK텔레콤은 자사와 제휴관계에 있는 콘텐츠업체들의 발목을 묶어두기 위해 압력을 행사하는 등 LG텔레콤의 시장 진입을 늦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대해 LG텔레콤은 사업 방해가 명백하다며 해결이 원만치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양사간 갈등이 심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통화연결음 선택서비스는 SK텔레콤이 지난 5월 상용화한 것으로 현재 SK텔레콤만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에게 일반적인 통화대기음 대신 가요 등 음악을 들려주는 통화연결음 선택 서비스는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사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SK텔레콤의 통화연결음 선택서비스는 상용서비스 2개월만에 17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 서비스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사업자들도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특히 LG텔레콤은 이달 시범서비스를 거쳐 다음달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다른 사업자들이 이처럼 따라잡기에 나서자 자사와 제휴관계에 있는 주요 콘텐츠업체들을 볼모로 시장 수성에 나섰다. SK텔레콤측에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콘텐츠업체들이 LG텔레콤에 협조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콘텐츠업체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LG텔레콤에 협조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SK텔레콤의 이런 압력은 시장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업체의 사업기회를 뺏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콘텐츠업체들은 1500만명에 달하는 최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에 밉보일 경우 시장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LG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LG텔레콤 관계자 역시 “8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주요 콘텐츠업체들을 만나본 결과 SK텔레콤의 압력 때문에 LG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는 걸 꺼리고 있음을 알게 됐으며 이와 관련된 SK텔레콤의 내부문건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다른 콘텐츠업체들을 모집할 수도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중소 규모라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능력이 없어 서비스를 활성화하기가 힘들다”며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압력행사설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런 일이 없을뿐더러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런 압력을 받아들일 콘텐츠업체가 누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