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증시 기력 찾을까

지난 주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국내 증시가 8월에는 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맹위를 떨치고 있는 무더위 속에 체력이 소진된 국내 증시가 단기간내 탄탄한 상승기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추가 하락할 것인가의 기로에 놓여 있다.

 미국 증시 폭락 등 갖가지 외부 악재가 여전히 국내 증시를 압도하고 있는 데다 개별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급격히 약화되면서 수급상으로 외국인 매도세를 방어할 만한 대안세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8월 중에 중장기 증시 흐름의 중대 고비이자 장기 추세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종합주가지수 800선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지수가 추가 하락하면서 600선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재훈 동양종금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증시 침체에 따른 미국내 소비 둔화, 달러약세로 인한 수출 감소 등 1차 감염에 이어 미국 투자자들의 환매요구, 외국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 등 2차 감염까지 일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반등 이외에 추세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또 “8월 증시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전반적인 약세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 지배적이며 과매도로 인한 기술적 반등을 상승랠리로 이끌기 위해 또 다른 모멘텀의 도래를 기다리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증시 상황을 ‘지속적인 하락기’로 볼 것인가 아니면 ‘국면 전환기’로 볼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현시점에선 국면전환을 모색하는 단계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하다.

 전준모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내 금융·부동산 등 주요 경제 부문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현 미국 증시의 하락률이 그동안 6차례 증시 폭락의 하락률 평균에 근접한 것 등이 변곡점 도래가 임박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달러화 강세 전환은 미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말해주는 중대

한 신호며 그동안 미국 증시를 짓눌러왔던 심리적 불안요인도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신경제정책 합의서명 등을 거치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증시에 대한 국내 증시의 차별화 움직임도 8월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6월 26일 종합지수가 701까지 밀린 뒤 7월초까지 집중적인 상승세를 구가하며 미국 증시와의 차별성을 확인했던 국내 증시가 7월 중순 이후 미 증시 폭락에 따라 재차 동조화로 돌아선 후 8월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8월중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와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성과, 양호한 실적, 긍정적 거시경제지표 등을 발판으로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노리며 차별화 계기를 찾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