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메이커간 매출확대 경쟁으로 끝없이 하락하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가격이 최근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산, 테크노마트 등지의 컴퓨터 부품 유통시장에서는 이달초 최저 8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40Gb 7200vpm 제품 가격이 9만원대로 다시 올라가는 등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시게이트 40Gb 7200vpm 제품이 이달초에 비해 8000원 가량 인상된 9만1000원, 80Gb 7200vpm 제품이 1만5000 가량 상승한 13만3000원을 기록하는 등 평균 10% 이상 올라갔다. 또 삼성전자 제품도 데이터 저장 용량별로 3000∼4000원 정도 올랐고 맥스터, 웨스턴디지털 제품도 평균 5% 인상됐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해외 메이저 HDD 제조사인 시게이트, 맥스터, 웨스턴디지털 등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4대 메이커가 이달초부터 제품 공급을 줄이면서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용산, 테크노마트 등지의 HDD 유통업체들은 이달초부터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7200vpm 제품의 경우 일부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외산 3대 브랜드의 총판업체인 카르마코리아 김광수 이사는 “최근 HDD 제조사들이 플렉터당 60Gb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 위주로 라인을 변경하면서 기존 플렉터당 40Gb를 저장하는 제품의 부품 수급과 생산에 단기적인 어려움이 발생,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최근 유통시장에서는 각 판매처들이 재고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고 매출 확대를 겨냥해 경쟁적으로 추진하던 할인프로모션까지 사라져 가격이 자연스럽게 강세로 반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HDD 가격 상승세가 제조사들의 라인이 정비되는 8월말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제조사들의 공급부족과 맞물려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HDD 유통업체들의 출혈경쟁 자제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HDD 유통업체의 관게자는 “현재 시장에는 재고가 충분하지 않아 일부업체의 HDD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특히 상가의 휴가시즌이 끝나는 8월 10일경에는 HDD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우려까지 있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